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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K, LG...바이오에 달려가는 이유는

입력: 2021- 12- 31- 오전 12:38
© Reuters.  삼성, SK, LG...바이오에 달려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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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블룸버그 등 외신은 30일 국내 언론을 인용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을 인수할 것이라 보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시를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전통의 대기업들이 제약 및 바이오 산업을 신성장 사업으로 점찍은 상태에서 추가 액션플랜의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출처=뉴시스

해프닝? 전략적 포석?

삼성이 글로벌 제약업계 19위 바이오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나온 가운데 재계에서는 "당장 삼성이 바이오젠을 품을 가능성은 낮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다. 삼성과 바이오젠이 지난해부터 계약위반과 관련된 분쟁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가 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사태로 최근 바이오젠 내부가 뒤숭숭한 상태에서 삼성이 승부수를 던졌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업계 취재 결과 말 그대로 타진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 이유로 재계에서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50%-1주를 삼성이 확보하는 그림이 유력하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현 상황에서 삼성이 바이오젠을 인수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일각에서는 "어떤 형식이든 삼성이 움직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KS:005930) 부회장이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돌입하며 반도체 영역에서 미 테일러 라인 건설 등 굵직굵직한 결단을 내린 가운데 신성장 동력인 바이오에도 입체적인 접근을 시도할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현재 재계에는 삼성이 뉴 삼성을 기치로 내 건 상태에서 조만간 로봇과 함께 바이오 분야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이런 가운데 위탁생산(CMO)과 바이오시밀러에 머물러있는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넘어서는 결단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도 사실이다.

제약 및 바이오 시장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진격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런 이유로 재계에서는 삼성이 바이오젠 인수를 장기적 관점에서 강행하거나, 혹은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사들이는 것을 넘어 새로운 바이오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삼성은 바이오를 일찌감치 제2의 반도체로 점찍은 가운데 공격적으로 외연을 넓히는 중이다.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CDMO 공장 3개를 완공했으며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캐파 62만 리터로 CDMO 분야의 압도적인 세계 1위에 올라선 상태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향후에도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지속해 CDMO 분야에서는 5공장과 6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 역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백신 및 세포, 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나아가 바이오시밀러도 파이프라인 지속 확대 및 고도화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8월 삼성이 향후 3년간 240조원을 국내시장에 투자하겠다 선언한 상태에서 바이오에 집중한 액션플랜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출처=SK

재계의 바이오 사랑

삼성만 바이오를 신수종 사업으로 삼은 것은 아니다. 투자 전문 회사를 표방하고 있는 SK그룹의 지주사인 SK(주)는 최근 4대 핵심사업인 그린·첨단소재·바이오·디지털 분야에 집중하며 올해에만 2조원의 자금을 풀었다. 수소와 친환경 에너지 등에 주목하면서도 바이오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당장 지주사 산하 SK팜테코는 유전자‧세포 치료제(GCT) CMO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학합성의약품 CMO에 사업 기반을 두고 바이오 CMO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것으로 보인다.

SK(주)는 지난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SK팜테코를 설립한 후 한국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앰팩, 프랑스 이포스케시 등지로 사업을 확대했으며 다양한 글로벌 거점 전략도 가동하는 중이다.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 출처=SK

백신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최태원 회장 등 총수들과의 만남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로 영향력을 키웠고 미국 시장에 진출한 뇌전증신약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를 통한 SK바이오팜 존재감도 크다. 전통 제약에 집중하는 SK케미칼 제약사업 부문과 더불어 SK디스커버리 산하의 SK플라즈마도 최근 베트남 혈액제제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선명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 배터리 부분을 분사시킨 LG화학 (KS:051910) 전략도 날카롭다. 배터리 사업부 분사 당시 석유화학사업, 첨단 소재사업과 더불어 바이오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키울 것이라 선언한 가운데 당뇨신약 제미글로와 같은 성공사례를 다수 발굴해 의미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2012년 등장한 제미글로는 2019년 국산 신약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제미글로 제품군 매출은 1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LG화학은 당뇨병 1차약인 메트포르민과 최신 당뇨약인 다파글리플로진을 함께 복용하는 315명의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제미글로와 위약을 24주 동안 추가로 투여한 후 당화혈색소(HbA1c) 등을 비교하는 글로벌 임상 3상을 벌인 결과 강력한 혈당 감소 효능을 보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출처=뉴시스

바이오 패권의 시대

전통적인 기업은 물론 막강한 자금으로 무장한 대기업들이 제약 및 바이오 산업에 공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신성장 동력 창출의 핵심으로 보기 때문이다.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다. 영국의 시장 분석 기관인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시장 중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10% 내외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2,660억달러에서 2026년에는 5,05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 의약품의 매출 비중은 무려 3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대기업들의 바이오 시장 공략은 주변부에 머물러있다. 신약보다는 CMO 및 바이오시밀러 등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으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정리하자면 시장은 커지고 있으나 성장의 여백은 넓다는 뜻이다.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이 전체 바이오 의약품 매출액의 약 70%를 보유하는 등 쏠림 현상이 심하기도 하지만 제조업 인프라에 익숙한 한국의 대기업들이 바이오라는 신수종 사업을 통해 승부를 걸어볼 여지는 충분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펼쳐지는 상태에서 바이오 패권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 8월 독일 정부는 대만 정부와 반도체 공급 협상을 벌이며 백신을 '카드'로 내밀어 주목받은 바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 TSMC가 위치한 대만에 백신을 우선 공급할테니 심각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를 독일에 먼저 공급하라는 제안이다.

반도체와 더불어 백신이 전략자산화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되는 순간이다. 그 연장선에서 기업은 물론 각 국이 바이오 패권에 주목하며 해당 시장의 가치가 단순히 돈으로 정의되지 않는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위 바이오 그레이트 게임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반도체와 백신을 넘어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시킨 러시아, 국제유가를 낮추려는 미국에 대항하려는 산유국들, 희토류 공장을 정부의 지배하에 묶은 중국 등에서도 자주 확인되는 트렌드다.

바이오 산업이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 등 전지구적 재앙의 마지막 보루이자 ESG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상을 선도하는 ICT 기술과 만나 제3의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최근 베릴리의 구글 알파벳, 아마존 (NASDAQ:AMZN) 헬스케어, 마이크로소프트 및 애플의 ICT 디지털 헬스전략이 각광받는 가운데 바이오 시장의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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