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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그린뉴딜上] 시멘트업계, 'ESG경영'으로 飛上한다

입력: 2021- 04- 12- 오후 03:00
© Reuters.  [시멘트그린뉴딜上] 시멘트업계, 'ESG경영'으로 飛上한다

쌍용C&E 동해공장 생산혁신설비(사진 좌), 시멘트산업 폐자원 재활용 필요성 및 기대효과(사진 우). 출처=쌍용C&E, 한국시멘트협회 홈페이지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시멘트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추진력 삼아 굴뚝산업 이미지 탈피하고 친환경산업으로 변모하기 위한 새판짜기에 나서고 있다. '순환자원 재활용'을 ESG경영 핵심 키워드로, 심화되는 국가 환경문제를 순환자원 재활용으로 해결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단 각오다. 특히 올해는 환경오염 주범으로 꼽히던 오랜 꼬리표를 떼어내고 '그린딜(탄소중립)' 추진으로 온실가스 감출 위기를 돌파하는 등 친환경산업으로 위상을 굳건히 하는 원년으로 삼으려는 행보가 분주하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멘트업계는 일제히 ESG경영을 선언하고 전통적인 굴뚝산업이란 이미지 탈피에 발벗고 나섰다. 실제 국내 주요 시멘트 업체들은 3월 주주총회에서 '친환경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해 환경기업으로의 변화에 나섰다.

업계 맏형인 쌍용양회(003410)는 종합환경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60년간 써오던 사명까지 바꿨다.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한 '쌍용C&E'으로 이름을 바꿔달며 유연탄 사용량 '제로'(0)를 위한 탈(脫)석탄 경영도 선포했고, 한일현대시멘트(006390)는 10여개 친환경 사업 분야에 뛰어들기로 했다. 삼표시멘트(038500)는 업계를 선도할 ESG경영 체계를 구축할 것임을 선언했다.

'시멘트=환경오염 산업' 꼬리표에 'ESG 블랙리스트'까지...

시멘트업계의 잇따른 ESG 경영선포는 코로나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동력과 경영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ESG는 기업의 매출과 수익 등 실적에 따른 평가가 아닌 어떻게 돈을 벌고 사용하는 지를 평가하는 비재무적 성과 지표다. 과거 ESG 활동은 기업의 사회공헌 정도의 윤리적 요소로 여겨졌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과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면서 중요한 기업투자 기준 중 하나로 부상했다.

문제는 시멘트업종이 환경오염 산업이란 프레임에 갖혀 부정적인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시멘트업종은 지난 3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월 금융안정상황보고서'에서도 'ESG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한국은행은 금융회사들이 관련 기업들에 대한 익스포저(대출이나 투자 등 모든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노출된 금액)를 줄이지 못하면 기업가치와 신용도가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등을 대량으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실제 시멘트생산에는 시멘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요 원료인 석회석 외에도 석고 등 많은 원료와 유연탄 등 석회석을 고온으로 가열하는데 필요한 연료 광물을 사용한다. 주원료인 석회석에 점토질, 규석질, 철질 원료들을 적정 비율로 혼합분쇄해 소성로에서 최고 온도 2,000℃ (물질온드 1,450℃)로 소성하면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가 만들어지고, 클링커에 응결조절을 위해 석고를 첨가해 함께 분쇄하면 일반적인 시멘트가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환경오염을 시킨다는 이미지를 가져왔다.

폐타이어 등 순환자원 재탄생으로 빨랐던 ESG경영

하지만 시멘트업계는 오래전부터 발빠르게 친환경활동에 앞장서면서 ESG경영 도입도 다른 산업에 비해 빨랐다는 게 업계 공통적인 목소리다. 환경오염 최소화를 위해 석회석을 대신할 대체원료를 개발하고, 유연탄을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 가연성 폐기물로 대체해 시멘트 제조시 순환자원으로 재탄생시켜왔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는 1980년대 철강산업에서 발생한 부산물인 슬래그를 시멘트와 혼합해 슬래그시멘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 자동차보급이 크게 늘자 폐기물을 시멘트 부원료 및 보조연료로 재활용했고 그 결과 폐타이어 재고처리문제 해결방안으로 각광받는다.

한국리싸이클링학회에서 발표한 '순환자원 처리방법에 따른 LCA 비교'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멘트업계에서 시멘트 1톤을 생산할 때 폐타이어 등 폐기물을 연료 사용시 약 16kg 유연탄을 대체하고 순수 저감량 기준 약 9kg, 국가 전체 측면에서 약 41kg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이를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약 79만톤의 유연탄 절약과 순저감 기준 약 43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저감되는 것"이라며 "폐기물을 시멘트산업에서 원료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소각 또는 매립해야 하는데 이는 현재 수도권 매립량의 약 70%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부터는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순환자원)을 일부 원료 및 연료로 대체해 사용하는 생산공법도 본격화했다. 2007년10월에는 산업계 최초로 온실가스의 자발적 감축을 결의한다.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를 작성하고 구축된 인벤토리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기후 변화와 관련된 사내외 교육을 실시, 폐열발전설비 설치, 재활용 연료 사용을 통한 화석연료 대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자연보고 활동 등 환경경영도 한다.

2010년부터는 합성수지, 석탄재, 슬러지 등 다양한 부산물로의 순환자원 재활용이 범위가 확대되면서 환경친화에 대응에 왔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16년 665만2000t이었던 폐기물과 산업부산물 순환자원 활용이 2019년 809만2000t으로 늘었다. 현재 국내 시멘트산업의 유연탄을 대체하는 폐플라스틱, 폐고무 등 순환자원 재활용율은 25%이다. 유럽의 재활용율은 약 두배 높은 46%이고, 독일의 경우 65%에 달한다. 그만큼 자원을 재활용해 환경 문제를 해결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로 늘어난 플라스틱 '대란', 시멘트 연료사용으로 해결

최근 들어선 코로나19 언택트로 급증한 폐플라스틱발 환경문제 해결사로도 떠오르고 있다. 배달, 택배 수요 증가로 늘어난 플라스틱 폐기물을 시멘트 제조 연료로 활용해 매립·소각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고, 천연자원으로 대체할 수 있어서다.

국내에서도 시멘트산업 재조명하고, 각 업체를 활용한 환경문제 해결 논의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지난해 6월 제1회 플라스틱포럼에서 강태진 서울대 교수는 "유럽에서 시멘트 킬른(소성로, 제조설비)을 이용한 순환경제 활성화 방안이 적극 추진중"이라며 "국내 시멘트산업이 과거 폐타이어를 킬른 연료로 사용해 환경문제를 해결했듯이 폐플라스틱에도 적용하면 플라스틱 공해도 잊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멘트업계는 환경오염 주범으로 수천억대 세금을 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9년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후속 조치로 '질소산화물에 대한 대기 배출 부과금'을 도입하면서 시멘트업계가 내야할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은 올해의 경우 약 60억원, 내년과 후년에는 각각 150억원, 1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약 700억원)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약 400억원) 등이 매년 적용되면서 연간 약 1260억원의 세금을 납부하는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멘트업계는 ESG가 기업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부상한 만큼 '순환자원 재활용'를 키워드로 본격적인 경영전략 방향성을 잡아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그간의 노력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다. 더군다나 4·7 재보선에서 부동산 정책이 최대 화두로 부상하면서 하락세를 지속해왔던 시멘트업종의 부활도 노리는 것으로 관측된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시멘트 제조에 필요한 원료와 연료는 반드시 천연 자원을 사용했지만, 폐기물 재활용을 통해 자원화하는 노력이 구체화되면서 점차 시멘트 제조에 필요한 성분과 열량을 폐기물도 갖고 있다면 훌륭한 자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며 "시멘트산업의 순환자원 재활용은 국내 뿐아니라 유럽, 일본 및 중국등 전세계적인 추세며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정맥산업으로 인정받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시멘트업계는 이미 순환자원 재활용을 통한 환경경영, 연 250억원 규모 지역사회공헌활동 등 ESG경영의 기반을 마련해 왔다"며 "향후에는 ESG경영을 더욱 체계적으로 강화해서 굴뚝산업이라는 과거 이미지를 탈피하고 친환경산업으로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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