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가 판매 돌풍을 일으키면서 부품사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아이오닉5 인기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전기차용 부품업체가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전기차 부품은 내연기관용보다 단가가 높아 부품주의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는 아이오닉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계약 러시가 밀어올린 주가아이오닉5는 국내 사전 계약 첫날 2만3760대가 계약됐다. 올해 테슬라가 한국에서 판매를 목표한 2만6500대를 하루 만에 달성했다. 유럽에서도 사전 계약 첫날 내놓은 3000대가 모두 계약됐다. 높아진 현대차의 위상뿐 아니라 디자인과 실내 공간 등에 대한 좋은 평가도 ‘계약 러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부품사의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이오닉5 성공으로 전기차 부품 사업의 수익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전기차용 부품은 내연기관용 대비 단가가 최소 40%에서 최대 20배 높다.
이 영향으로 2일 한온시스템은 11.97% 오른 1만7300원에 마감했다. 현대위아는 3.63% 올랐다. 아이오닉5의 암레스트와 헤드레스트를 생산하는 현대공업은 22.09% 급등했다. 이 밖에 현대모비스(1.82%), 우리산업(6.15%), 동아화성(6.2%) 등 다른 수혜주도 강세를 보였다. ○아이오닉5 진짜 수혜주는?증권업계는 아이오닉5 수혜주에 주목하고 있다. 아이오닉5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향후 현대차그룹 전기차에도 납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표적 수혜주는 현대모비스다. 현대모비스는 아이오닉5를 포함한 현대차그룹 전기차에 배터리 시스템, 구동모터, 전력제어 시스템을 독점 납품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부 매출은 2020년 5조9530억원에서 내년 13조168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25년에는 21조64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위아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플랫폼인 E-GMP 섀시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부터는 냉각수 시스템 매출이 발생하고, 2025년부터는 전동화 사업 매출이 주요 사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오닉5의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이 주로 공급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E-GMP 배터리에서 SK이노베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56%로 추정된다. 나머지 26%를 LG에너지솔루션, 21%를 중국 CATL이 공급하는 것으로 삼성증권은 추정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이오닉5와 기아의 첫 전기차 모델인 CV(프로젝트명) 등에 초기 물량을 전량 납품하는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 고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쏟아지는 K전기차한온시스템은 현대차그룹에 열관리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아이오닉5뿐 아니라 아이오닉6·7, 제네시스 전기차에 들어갈 열관리 시스템을 수주했다. 우리산업은 열관리 시스템 2차벤더로, PTC히터와 열관리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한온시스템에 납품하고 있다.
에스엘은 아이오닉5에 들어가는 발광다이오드(LED) 램프를 생산하고 있다. 향후 출시가 예정된 아이오닉6에도 램프를 공급할 예정이다. 동아화성은 전기차용 배터리팩 개스킷을 생산한다. 자화전자는 아이오닉6용 PTC히터를 수주해 내년부터 관련 실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오닉5 이후에도 전기차 출시가 대거 예정돼 있다. 부품업체 주가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기아는 첫 전용전기차 CV를 이달 내 공개하고, 7월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하반기에는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인 JW(프로젝트명)가 공개된다.
삼성증권은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우리산업, 에스엘을 전기차 밸류체인 관련주로 추천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아이오닉5 관련주로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를 추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중소형 부품사 전반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엠씨넥스(차량용 카메라), 해성디에스(차량용 반도체), 대덕전자(인쇄회로기판) 등도 추천할 만한 주식으로 꼽았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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