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등 ‘스크린 기기’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급속히 회복되면서 3분기 세계 TV 출하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홈 이코노미’ 확대로 70인치 대형 TV 선호 경향이 강해지는 가운데 100인치 이상 화면으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프로젝터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산업계에선 연말 쇼핑 성수기를 감안하면 4분기 TV 출하량은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분기 TV 6205만 대 출하…38% 급증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세계 TV 출하량은 6205만 대다. 지난 2분기 대비 38.8%,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했다. 트렌드포스는 “출하량 6205만 대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억눌려 있던 소비가 살아난 영향이 크다. 지난 3~4월 북미 최대 가전 매장 ‘베스트바이’, 유럽 가전 매장 ‘미디어막트’ 등이 문을 닫으면서 TV 출하 역시 부진했다. 2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4470만 대에 그쳤다.
3분기 들어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 중심으로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온라인 쇼핑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TV 수요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TV 업체들이 1~2분기 줄였던 TV 출하량을 3분기부터 경쟁적으로 확대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LG전자 공격적으로 출하삼성전자 LG전자 등 세계 TV 시장의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의 출하량 증가율이 특히 가파르다. 삼성전자의 3분기 TV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 67.1% 증가한 1420만 대에 달했다. LG전자는 3분기에 2분기보다 87.1% 많은 794만 대를 시장에 풀었다. 출하량 3∼5위를 차지한 중국 업체들도 직전 분기보다 3분기 출하량이 늘었다. 업체별로 TCL은 29.0%(733만 대), 하이센스는 28.2%(550만 대), 샤오미는 5.0%(338만 대) 증가했다.
4분기 TV 출하량은 사상 최대치를 다시 갈아치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트렌드포스가 전망한 4분기 출하량은 3분기보다 약 4% 증가한 6453만 대다. TV업체 관계자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각국의 연말 쇼핑 시즌이 몰려 있는 4분기는 전통적인 성수기”라고 설명했다. ○뜨거워진 홈 프로젝터 판매 경쟁삼성과 LG가 주도하는 ‘대형 TV’에 대한 선호 현상도 강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KS:005930) 관계자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기왕이면 ‘더 큰 TV’로 영상을 시청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치로도 증명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70인치 이상 TV 시장 규모는 762만 대로 2019년(580만 대)보다 31.3%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80인치 이상 TV 판매량은 올해 처음으로 100만 대를 넘어 105만 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TV뿐만이 아니다. 집에서 영화관 같은 영상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홈 시네마 프로젝터’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PMA에 따르면 세계 홈 시네마 프로젝터 시장 규모(출하량 기준)는 2020년 101만5645대에서 2024년 217만5672대로 커질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홈 시네마는 스크린 크기가 100인치 이상이고 영화관 같은 영상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며 “대형 TV로도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1위(1분기 기준 점유율 43%) LG전자와 지난달 9년 만에 프로젝터 시장에 다시 진출한 삼성전자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4K(해상도 3860×2160) 화질로 120~130인치까지 화면을 키울 수 있는 프로젝터를 주력 제품으로 내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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