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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덮친 '위기 3각 파도'…신기술로 정면돌파 나선다

입력: 2019- 08- 20- 오전 02:31
© Reuters.

국내 기업들이 ‘사면초가(四面楚歌)’ 신세다. 미·중 무역분쟁, 한·일 경제전쟁 등 악재가 쏟아지면서 최악의 대외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간판기업들은 한·일 경제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친노동 등 정부의 일방통행 정책과 지나친 시장 개입, 먼지털기식 압박은 여전하다. 기업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신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동시에 미래 사업 육성, 인재 영입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신사업·R&D 가속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위기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확대 결정 이후 첫 근무일인 지난 5일 이 부회장은 전자 계열사 경영진을 긴급 소집해 ‘위기 극복’과 ‘새로운 기회 창출’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빼기로 함에 따라 경영 전반에 미칠 파장을 점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자”고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더욱 적극 공략해 ‘복합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삼성리서치를 출범하고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인 인공지능 관련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자동차 전장(전기·전자장치)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했다. 시너지도 본격화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도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최근 2년여간 어려움을 겪어온 현대·기아자동차는 올 들어 대대적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우선 신차 라인업을 강화했다. 새로 나오는 차에 신기술을 대대적으로 적용하거나 과감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대표적 성공 사례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새 대형 SUV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를 내놨다. 팰리세이드는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됐다. 현대차 중형 세단 쏘나타와 기아차 준대형 세단 K7도 가세했다. 두 모델은 번갈아가며 내수시장 월 판매량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과감한 디자인을 채택하고 다양한 기능을 넣은 결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 계획도 세웠다. 현대차는 지난 2월 앞으로 5년간 R&D와 미래 기술 확보 등에 45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평균 투자액은 9조600억원이다. 외부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정보기술(IT) 인재 등을 외부에서 수혈해 새로운 기업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소재 경쟁력 높이고 수익성 강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SK의 최고경영진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 등 최근 대외 변수와 관련해 “흔들림 없이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자”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자”고 당부했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산업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IT 소재 솔루션 플랫폼’을 지난 9일 공식 출범했다. SK머티리얼즈는 경북 영주 본사에서 임직원과 플랫폼 참여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열고 생산 공장 견학, 기술 세미나 등을 열었다.

SK텔레콤은 세계 최초로 5세대(5G) 로밍 서비스를 시작하며 통신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스위스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스위스콤과 손잡고 지난 7월 17일 0시부터 세계 최초로 5G 로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LG그룹은 지난 상반기 미·중 무역분쟁 등 각종 악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반기에는 각종 악재를 극복하고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등 주력 사업군을 중심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동차 전장 부품, AI, 로봇,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5G 이동통신 등 성장동력 육성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LG전자는 올레드 TV, 프리미엄 가전 등 고부가 제품을 앞세워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독자 개발한 ‘2세대 인공지능 알파9’ 프로세서를 적용한 올레드 TV 판매를 확대하고, 8K 올레드 TV 등 초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글로벌 TV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대형 OLED 시장을 확대하고, 중소형 POLED(플라스틱OLED) 사업의 근본 역량을 강화한다. LG화학은 자동차 배터리 사업에서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달릴 수 있는 3세대 전기차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수주해 확실한 1위를 수성한다는 전략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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