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실화된다면 지난해 12월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뒤 8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22일 관세청이 발표한 ‘7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6% 줄어든 283억달러(약 33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이 기간 수입은 287억달러(약 33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3억달러 적자였다.
이런 추이라면 7월 월간 수출도 감소가 유력하다.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한국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줄었다.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간 마이너스 행진을 한 뒤 최장 기간이다.
정부는 애초 하반기부터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하반기 첫 달에도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일본의 수출규제 등 추가 악재까지 불거지고 있어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년 연속 수출 6000억달러 달성’ 목표도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주저앉은 반도체…수출 30% 급감
지난 7월 1~20일 수출 실적(잠정치)이 전년 동기 대비 13.6% 줄어든 데는 반도체 수출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2% 줄었다. 전달 1~20일(-24.3%) 대비 감소폭도 커졌다. 반도체는 한국 전체 수출의 약 5분의 1을 담당하는 주력 품목이다.
반도체 수출 부진은 정보통신기술(ICT) 수출 실적도 끌어내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ICT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4% 줄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다. 메모리 반도체 단가 하락과 시스템반도체 수요 둔화 등으로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3%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4Gb D램 현물가격은 2월 2.89달러에서 지난달 1.82달러까지 떨어졌다.
최근 메모리반도체 현물가격이 20% 이상 급등해 수출 실적이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번달에도 반도체 수출 하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이 수출에 반영되는 데 한 달가량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제품(-15.6%), 선박(-24.0%) 등도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다. 승용차(19.5%), 무선통신기기(7.2%), 가전제품(34.5%) 등은 증가했지만 수출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가별로 보면 대(對)중국 수출이 19.3% 줄었고 미국(-5.1%), 유럽연합(-12.3%), 일본(-6.6%) 등 다른 주요 국가로의 수출도 대부분 감소했다. 베트남(8.7%), 싱가포르(0.9%) 수출은 소폭 늘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하면 하반기 수출이 더욱 위축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은 이달 4일부터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세 가지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산업부는 23일 일본 정부에 수출 규제 조치 부당성과 철회를 요구하는 이메일 의견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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