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하면서 시장도 충격에 빠졌다. 올해 상반기 성장전망치 2.3% 달성이 사실상 물건너갔고, 연간 성장전망 2.5%도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목소리도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1분기 성장률 10년래 최저, 상반기 전망치 2.3% 달성 어려워
한국은행은 25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3%로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4분기 -3.3%를 기록한 이래 10년3개월만에 최저치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소폭 늘었지만 건설투자, 설비투자, 수출, 수입 등이 모두 줄었다. 특히 설비투자는 10.8% 감소해 지난 1998년 1분기 이래 최저치 수준이다. 수출(-2.6%)은 2017년 4분기 이래, 수입(-3.3%)은 2011년 3분기 이래 최저치였다.
앞서 블룸버그와 KB금융연구소는 우리나라 1분기 성장률을 0.3%로, LG경제연구원은 '0%대 초반'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성장률은 전망치보다도 크게 낮았다.
[자료=한국은행] |
하지만 시장에선 부정적인 전망이 흘러나온다. 지난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성장전망치 2.3% 달성은 불가능하며, 연간 전망치 2.5% 달성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1분기 수출투자 부진은 이미 예상했을텐데 1분기 GDP가 이보다도 낮았다"며 "상반기 2.3%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 편성에 대해선 "국회 일정을 감안하면 하반기 성장률 개선 기대감은 어느정도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는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갖고 "오늘 국회에 제출하는 추경을 통해 투자·수출활성화 등 선제적 경기대응 과제들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연간 성장률이 2%대 초반을 기록해 전망치(2.5%)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한국은행은 하반기에 설비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 상황이 개선될 지 의문"이라며 "지난해 기준 수출의 21%를 차지한 반도체 부진이 지속되면서 투자위축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 완화 우려와 함께 최근 미국 중국 경제지표가 개선됐으나,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가 다시 둔화할 수 있다. 내년엔 더 안 좋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박양수 한은 국장 역시 상반기 2.3% 성장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1분기 -0.3%를 기록한 상황에서, 상반기 전망치 2.3%를 달성하기 위해선 산술적으로 2분기 성장률이 1.5%는 나와야 한다"며 "정부지출 개선 및 민간경기 회복 등을 감안하면 2분기 성장률은 1.2%정도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 "기준금리 인하 목소리 확산 속 당분간 (인하) 어렵다" 관측
1분기 성장률 쇼크로 기준금리 인하 목소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다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실제로 낮추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김영익 교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목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목표치가 2%인데, 3월까지 소비자물가는 0.5%에 불과했다. 또한 우리나라 실질금리는 1.5%인데 미국은 0.5% 수준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지나치게 높다"고 밝혔다. 다만 김 교수는 "한국은행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기 전에 먼저 인하 카드를 꺼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하반기 글로벌 경기 반등과 수출회복이 재개되면 연간 성장률은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은행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대외경기 반등 여부를 살피기 때문에, 당분간 기준금리는 동결을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동수 연구원 역시 "이미 1분기 부진을 전망했던 상황에서, 4월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다"며 "하반기 상황이 크게 부진해지지 않는 한 금리인하 가능성은 부정적"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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