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맨 오른쪽)와 류허 중국 부총리(맨 왼쪽)를 각각 대표로 하는 미·중 고위급 협상단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아이젠하워빌딩에서 통상분쟁을 끝내기 위한 담판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협상을 마무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트위터를 통해 “내 친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 오래 지속되고 어려운 쟁점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 일치를 이룰 때까지 최종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그가 미·중 정상회담에서 최종 합의를 이룰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해석했다.
WSJ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중국 측 무역협상 대표단이 2월 말 두 정상의 회담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마친 뒤 미·중 무역전쟁 휴전 종료일인 3월 1일 전에 시 주석과 회담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은 3월 1일까지 중국과의 협상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25%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해 사실상 협상 시한을 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진행 중인 무역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회담은 양국의 좋은 의도와 태도 속에서 잘 진행 중”이라며 “중국은 관세를 높이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합의가 이뤄지면 훨씬 더 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허 부총리 등 중국 무역협상단은 30일 워싱턴DC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협상팀과 이틀 일정으로 ‘무역 담판’에 들어갔다.
미국과 중국 모두 협상 타결에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중국의 양보가 충분하다면 고율 관세가 전면 철회될 수 있다”고 ‘당근’을 제시했다. 현재 미국은 5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25%,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를 ‘제로(0)’로 줄이기 위해 향후 6년간 미국 농산물과 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1조달러어치를 구매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기술 절도 중단, 기술 이전 강요 금지, 이에 대한 이행 강제장치 마련 등 3대 의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또 위안화 절상으로 ‘미국 달래기’에 나섰다. 중국 인민은행은 31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0.47% 내린 6.7025위안으로 고시(위안화 절상)했다. 인민은행은 오는 13일 홍콩 채권시장에서 200억위안(약 3조3000억원) 규모의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한다고도 밝혔다. 이 증권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면 홍콩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할 수 있다.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미국의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기 둔화로 중국 기업들의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작년 4분기 매출이 1172억8000만위안(약 19조5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44%)보다 낮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매출 증가율로는 2015년 4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워싱턴=주용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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