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최근 주식 포트폴리오를 대거 조정했다. 재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종목들을 매도·매수한 가운데 '내수주'로 꼽히는 유통주 지분을 늘린 것이 눈에 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현대백화점, 롯데쇼핑, 오리온, 코스맥스 등의 유통주를 추가 매수했다. 5개사 주식을 매수하는 데 들인 금액은 총 1346억원이다.
삼양식품 (KS:003230)(9.43%→8.41%)과 신세계인터내셔날 (KS:031430)(8.01%→2.89%)은 일부 매도했다. 국민연금은 삼양식품 7만6679주와 신세계인터내셔날 182만9295주를 팔아 각각 562억원, 190억원여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 자금으로 재투자한 곳은 주로 올해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지만 저평가된 종목들이다.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종목은 오리온 (KS:271560)이다. 약 416억원을 투자해 40만4457주를 사들였다. 지분율은 9.12%에서 10.14%가 됐다.
K과자 수출 선봉장인 오리온은 지난해 중국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올리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2024년 11월까지 오리온의 누적 매출은 2조798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동안 오리온은 준수한 실적에 비해 주가는 '지나친 저평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오리온 다음으로 큰 금액을 투자한 곳은 이마트다. 약 360억원을 들여 57만5073주를 매수했다. 지분율은 7.95%에서 10.01%로 늘었다.
이마트는 증권가에서 꾸준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통 추천주로 손꼽혀왔다. 올해는 물류 협력사인 CJ대한통운의 주7일 배송, 알리바바와 합작법인 설립 등으로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세번째로 코스맥스에 약 337억원을 투자해 23만5014주를 확보했다. 지분율은 10.90%에서 12.97%로 증가했다.
코스맥스는 K뷰티 대표 ODM사로 올해도 높은 성장성이 기대된다. 최근 중국 실적이 부진하긴 했지만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면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올렸다.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에는 각각 155억원, 76억원으로 28만8333주, 16만4411주를 추가 매수했다. 롯데쇼핑의 지분율은 5.99%에서 7.01%, 현대백화점은 8.81%에서 9.84%로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롯데백화점 잠실점 3조원 돌파, 타임빌라스 등 국내외 몰 7조원 투자, 해외 사업 호조 등의 기대 요소가 있다. 현대백화점은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운영과 지누스 실적 향상 등으로 주가 상승을 노려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