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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에너지·화학 이어 반도체·배터리·바이오로 영토 확장

입력: 2025- 01- 07- 오후 02:50
© Reuters.  SK, 에너지·화학 이어 반도체·배터리·바이오로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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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석유화학 사업을 바탕으로 반도체·배터리·바이오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각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극대화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사업회사 간 시너지를 통해 00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의 2025년 핵심 키워드는 AI(인공지능)이다.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술, 현장, 글로벌, AI 등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단행했다. 각 계열사들은 ▲기술∙현장 출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 ▲AI·DT(디지털 전환) 역량 결집 ▲지경학 이슈에 선제 대응이 가능한 인물 발굴 등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극복에 나선다.

지난해 초부터 추진 중인 리밸런싱(사업재편) 작업도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초 SK 순차입금은 84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76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 비율은 145%에서 128%로 줄며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다.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2023년 한 해 동안 2조4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지난해 3분기 18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EBITDA(이자법인세상각전영업이익)도 20조6000억원에서 34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세전이익은 지난해 10조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3분기 현재까지 14.6조를 나타내고 있다.

SK는 리밸런싱을 지속 추진하는 동시에 AI 등 미래 사업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리밸런싱을 통해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을 모두 높여 그룹 체질 개선을 가속하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 (KS:000660), HBM 초격차 잇는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양산하고 있는 '월드 퍼스트(World First)'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엔 현존 HBM 최대 용량인 48GB(기가바이트)가 구현된 16단 HBM3E 개발을 세계 최초로 공식화했다. 이는 기존 12단을 넘어선 HBM3E 최고층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HBM4부터 16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비해 기술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48GB 16단 HBM3E를 개발 중이며, 올해 초 고객에게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다. 16단 HBM3E를 생산하기 위해 12단 제품에서 양산 경쟁력이 입증된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 공정을 활용할 계획이다. 백업 공정으로써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시대를 주도할 미래기술 혁신과 본원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강한 원팀(One Team)' 구축에 나섰다. 핵심 기능별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여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C-Level'(C레벨) 중심의 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곽노정 CEO를 중심으로 C-Level 핵심 임원들이 주요 의사결정을 함께 이끌며, 시장과 기술의 변화에 더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메모리 전(前)공정과 후(後)공정의 양산을 총괄하는 '양산총괄'을 신설해, 공정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향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해 국내외에 건설할 팹(Fab)의 생산기술 고도화를 통합적 관점에서 주도하게 했다.

SK이노베이션, 종합 에너지 기업 도약

석유·화학 부문에서의 굳건한 입지를 확보한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혁신 경영에 힘을 보탠다. 현재 에너지(석유, LNG 등)와 미래 에너지(재생에너지, 수소, SMR 등)는 물론 배터리, ESS 등 전기화(Electrification) 사업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진화한다.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은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했다. 양사 합병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에너지·화학 사업의 불확실성 증대, 전기차 시장 캐즘(Chasm) 등 급변하는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사업 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합병을 통한 외형적 성장 외에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재무·손익구조 강화 ▲성장 모멘텀 확보 등 3가지 측면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 역량 확대를 위한 인적 쇄신도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연구기관(ARPA_E)에서 기후변화, 신재생 에너지 등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김 CTO는 지난 2020년부터 최근까지 미 에너지부의 50여 개 프로젝트를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적자 탈출 SK온, 질적 성장 잰걸음

지난해 3분기 첫 흑자에 성공한 SK온이 질적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율을 높이고 확보한 일감을 바탕으로 퀀텀 점프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SK온 수주잔고는 약 400조원에 이른다. 현대차를 비롯해 포드,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수의 고객사를 확보한 영향이다.

다음 목표는 2026년 말 IPO(기업공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로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지만 내실을 다져 목표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최근 "현재의 위기는 오히려 진정한 글로벌 제조 기업으로 내실을 다지는 기회"라고 밝힌 바 있다.

SK온은 배터리 폼팩터 다변화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파우치형 삼원계(NCM)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고객 니즈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배터리 밸류체인 강화를 위한 인사도 단행했다. SK온은 SK하이닉스 출신 이석희 CEO에 이어 이번에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피승호 총괄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R&D 실장 등을 담당하며 해외에 의존하던 기능성 웨이퍼의 자체 개발을 주도해 소재부품 국산화를 이끈 바 있다.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보 나선 SK바이오팜·사이언스, 제약·바이오 사업 강화

SK바이오팜은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모달리티 분야별로 나뉘어 있던 연구개발 조직을 R&D 전략, 기술 소싱 및 분석, 내부 과제 인큐베이션, 전임상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 중심 조직으로 개편했다.

SK바이오팜은 효율적인 사업을 위해 커머셜 본부도 신설했다. 판매와 유통 전반을 일원화하여 미국 시장에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엑스코프리는 뇌전증 증상 중 하나인 발작을 제어해주는 치료제다. SK바이오팜이 초기 임상부터 품목허가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해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엑스코프리는 2019년 FDA 허가를 획득했으며 이듬해 6월 미국에서 출시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외 투자 확대로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섰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3건의 해외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6월 독일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전문 기업인 IDT 바이오로지카 지분 60%를 인수한 데 이어 다음달 미국의 바이오기업 선플라워에 200만 달러(약 30억원)를 투자했다. 10월엔 미국의 바이오기업 피나 바이오솔루션스 지분을 300만 달러(약 45억원)에 인수했다.

SK 관계자는 "재무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리밸런싱(사업재편)을 새해에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밸런싱을 통해 재무적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춰 나가고 있으며, 선제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AI 등 미래에 투자할 체력을 비축하는 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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