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은 30일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기업들의 약진을 간과한 점을 실수로 꼽았다. 그는 "전기차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놀랍다"며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와 닛산의 합병 추진과 독일 폭스바겐의 공격적인 구조조정은 중국차의 부상에 대한 자구책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에 대한 걱정은 꼭 HBM 경쟁에서 뒤쳐진 데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범용 D램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시작됐던 대중 규제가 한국 기업들에게는 나름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지만, 그 시효가 거의 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은 기술 혁신뿐 아니라 덤핑 공세로도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이 글로벌 생산이나 교역에서 규칙을 지키고 있지 않다는 평가가 많지만 이를 제어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 협박에 맞서기 위해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용인하고 있는 듯한 위안화 약세도 한국 경제에는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에는 한국 주식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중국에 치이는 종목들에 대해서는 경계를 당부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제대로 밸류에이션해야 한다"며 "2025년 시장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차이나 트랩(China trap)은 잘 피해가야 한다 "철강과 석유화학·태양광·디스플레이·2차전지 등의 분야에서 중국발 공급과잉이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소연 연구원은 올해 꼽은 실수로 "한국 주식시장의 누적된 문제를 너무 과소평가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선진국과 달리 지주사와 계열사들의 중복 상장, 신생 자회사를 모회사가 지원하는 구조에 배당보다는 유보와 재투자를 선호한다"며 "자생적 시장환경이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적 동력만으로 결과를 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밸류업 프로그램은 연초부터 빠르게 달아올랐지만, 그만큼 식는 속도도 빨랐다"고 진단하면서 "50년 이상 누적된 문제들이 몇 가지 세제 혜택이나 규제 완화 정도로 해결될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제 막 증시 개선제도가 시작된 만큼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시계는 거꾸로 흐르지 않을 거라 본다. 엉킨 매듭을 풀기 위해서는 매듭의 구조를 이해하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풀여야 한다"며 "기업과 투자자, 대주주와 소액주주, 유보와 분배의 균형추를 잡기 위한 노력은 이제막 시작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