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세운3-2·3구역의 시행사 디블록그룹(옛 한호건설그룹)은 대주단과 1조7500억원대 본PF 대출 최종 협상을 완료했다. 자금은 오는 26일에 지원될 예정이다. 대주단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을 투자한 NH투자증권은 해당 구역의 준공 후 빌딩 1개 동에 대해 약 9500억원 규모로 선매입을 확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블록그룹 관계자는 "매입 확약으로 인해 투자사의 입장에선 손해 확률이 낮아지므로 다른 금융사의 투자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주단에는 NH농협도 포함됐다. 디블록그룹은 세운3-2·3구역에 조성하는 업무시설을 준공 후 통매각할 계획이다. 매각 비용으로 이자 등 손실을 만회하겠다는 방침이다. 매각 예상가는 현재로선 비공개라고 디블록그룹 측은 전했다.
본PF 전환 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빠르면 내년 초 착공에 돌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세운3-2·3구역은 연면적 17만909㎡(약 5만1700평)에 지하 9층~지상 36층 오피스빌딩 2개 동을 짓는 사업이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철거 작업은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공사는 포스코이앤씨로 공사비는 6000억~7000억원이 예상된다. 포스코이앤씨는 5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채무 대위변제)과 책임준공 형태의 신용보강을 제공할 예정이다.
인·허가 지연에 3년간 1000억원 손실… "브리지론 지속 연장"
세운지구는 2022년 4월 서울시 '녹지 생태 도심 재창조 전략'의 선도 사업지로 선정된 바 있다. 서울시는 구역을 묶고 건축 규제를 완화해 고층·고밀 개발을 유도, 도심에 녹지 14만㎡(4만2350평)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0개 사업지로 나뉜 3구역 가운데 3-1·4·5구역에는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이, 3-6·7구역에는 '세운 푸르지오 G팰리스'가 준공됐다. 그러나 3-2·3구역과 3-8·9·10구역은 지난 7월 브리지론 만기로 사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시의 통합개발 심의가 늦어지고 고금리 사태마저 터지면서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대주단은 4차례의 만기 연장을 실시했던 만큼 추가 연장을 고민했다가 지난 8월 서울시가 인·허가를 완료하며 재연장을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세운3-8·9·10구역의 본PF는 내년 추진될 예정이다.
디블록그룹 관계자는 "3-2·3구역 브리지론이 1년 추가 연장돼 내년 하반기 만기 예정이나 본PF 성공으로 상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디블록그룹에 따르면 3구역의 브리지론은 ▲3-2구역 1900억원 ▲3-3구역 1910억원 등이다. 금리는 연 13~15% 수준으로 최고금리 적용시 약 572억원에 달한다.
1967년 세운상가·현대상가 건립을 시작으로 형성된 세운지구 일대는 여러 상가가 들어서며 전기·전자 등 산업 메카로 성장했다. 하지만 강남개발로 상권이 이동하면서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 이에 1979년 정비계획이 처음으로 수립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운지구를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공개해 사업이 탄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