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앞에 설치된 한국경제인연합회 표지석.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지훈 기자 | 내년 한국의 수출이 글로벌 경기 부진 및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의 이유로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2025년 수출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기업들은 내년 수출 증가율이 올해 대비 1.4%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는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업종별에 있어서는 바이오·헬스(5.3%)와 일반기계(2.1%), 석유화학·석유제품(1.8%), 전기·전자(1.5%), 선박(1.3%)에서 성장이 점쳐졌으며, 자동차·부품(-1.4%)과 철강(-0.3%)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출 증가를 전망한 기업들 중 27.6%는 각각 ‘신제품 개발 등 제품 경쟁력 강화’와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승’을 긍정적인 전망으로 꼽았다. ‘수출국가 다변화’도 18.4%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수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들의 39.7%는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뒤 이어 30.2%가 ‘관세 부담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꼽았으며, ‘원자재·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도 11%에 달했다.
특히 응답 기업의 32.6%는 내년 수출 채산성(수출을 통한 기업의 이익 수준)이 올해에 비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개선을 전망한 기업(20.6%)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46.8%의 기업은 내년 수출 채산성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채산성 악화 전망 업종으로는 선박이 50.0%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전기·전자(45.4%), 자동차부품(42.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수출 채산성 악화 요인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관세 부담 증가’가 46.9%로 가장 높았다. 뒤 이어 ‘수출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단가 인하’와 ‘원자재 가격 상승’가 각각 20.5%, 12.2%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 중 12.2%는 ‘원화평가 절하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를 꼽았다.
내년 수출 부진을 전망한 기업들의 수출 부진 대응 방안으로는 ‘수출시장 다변화’가 47.6%로 가장 많았으며, ‘운영비, 인건비 등 비용 절감’(23.8%), ‘환율리스크 관리 강화’(15.9%) 등이 뒤를 이었다.
수출 여건이 제일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으로는 미국이 48.7%로 가장 높았으며, 중국도 42.7%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한경협 측은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 주요 수출국인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기업의 우려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은 “내년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편 관세를 실제로 부과하면 수출 여건은 더 악화할 수 있다”며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 등 수출 경쟁력 제고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국회는 기업 활력을 약화하는 규제 입법보다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입법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