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1435.0원보다 2.0원 오른 1437.0원에 출발했다. 전날 환율은 장중 1438.3원을 찍었다.
탄핵 표결 무산 직후인 지난 9일 1437.0원에 마감해 종가 기준 2년 1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후 이튿날인 10일(1426.9원)을 제외하고 이날까지 내내 1430원대 마감이다.
원/달러 환율이 불안한 이유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남아 있고 미국 '트럼프 2기'에 따른 강달러 요인이다. 헌법재판소는 전날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을 정 재판관에게 배당했다.
헌법재판의 주심은 무작위 전자 배당으로 이뤄진다. 주심은 비공개가 원칙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의 경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공개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폭탄' 의지도 달러 가치 상승을 부추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5일 SNS를 통해 마약, 불법 이민 등 문제를 들어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 중국에는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달 30일에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국가가 달러 패권을 위협하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선거 운동 기간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 관세, 중국산 수입품에는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오는 18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는 낮추고 매파적(통화 긴축)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연준이 긴축통화 기조를 보여 강달러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는 충분하다"며 이번주 원/달러 환율이 1410~1460원으로 내다봤다.
국내 주식시장에선 환율 고공행진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입장에선 환손실 우려가 커져 국내 시장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전날 외국인은 4339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투자자는 정치 리스크가 걷히면 밸류 트리거 발동만으로 매수를 시작할 수 있다"며 "외국인 매수가 재개되면 코스피는 매도 공백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