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세계 5위 규모를 자랑하는 인도 증시에 내년 89개 기업이 상장된다. LG전자 인도 법인을 비롯해 대어급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대기하고 있어 향후 인도 증시 성장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13일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따르면 내년에는 89개 기업이 IPO(기업공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중 34개 기업은 이미 인도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IPO 승인을 받았으며, 총 4100억 루피(약 6조925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55개 기업은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관련 규정에 따라 승인 후 1년 이내에 IPO를 시작할 수 있다.
주요 기업으로는 △LG전자 인도법인 △젭토 △플립카트 △인디라 IVF △히어로 핀코프 △HDFC 크레딜라 △NSDL △헥스웨어 테크놀로지 △아서 에너지 △JSW 시멘트 등이 있다.
인도 IPO 시장은 올해도 뜨거웠다. 지난 9월까지 267개 기업이 인도 증시에 상장해 94억4000만 달러(약 13조5250억원)를 조달했다. 상장 건수로 보면 세계 1위이며, 공모 금액 기준으로는 미국에 이어 2위다.
지난 10월에는 현대자동차 인도 법인(HMI)이 인도 IPO 호황의 정점을 찍었다. 현대차 (KS:005380) 인도 법인은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IPO를 통해 33억 달러(약 4조5000억원)의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상장이다.
인도 주가지수는 지난 1월 홍콩거래소를 넘어서며 세계 4위 시가총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도증권거래소(NSE)의 대표지수인 니프티50은 지난 1년 동안 23.8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21.73%), S&P500지수(20.52%)의 성과를 웃돈다.
특히 니프티50 지수는 올해 들어 180 거래일 중 59번이나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에 기록한 신고가(58번째)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내년에도 인도 증시 상장 붐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기술 스타트업들의 상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인도는 올해 IPO 시장에서 기술 기업 상장의 희망으로 부상했다"며 "스타트업들의 인도 증시 IPO가 내년에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벤처 캐피탈 회사인 액셀 파트너 아난드 다니엘스는 "인도는 강력한 자본 시장과 번성 중인 혁신 생태계를 바탕으로 IT 기업들의 IPO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것이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