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의 핵심 산업이 뚜렷한 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위축되어 가는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의 선출로 이는 더욱 심화되고, 유럽의 교역과 안보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경기가 둔화하면 재정을 더 써야 할 필요는 커지지만 방위비 부담이 커져 내수를 지원할 여력이 제한적인 환경이란 지적이다.
유로존 경기의 둔화세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 22일 발표된 PMI지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에서 눈에 띄게 하락해 올해 최저 수준에 가까워졌다.
그나마 양호하던 서비스업 PMI지수 역시 50pt 미만으로 하락해 위축국면으로 들어섰다.
권희진 연구원은 "문제는 현재만이 아니라 향후 전망도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기존 주요 산업에서의 경쟁력은 둔화하는데 성장성을 보여주는 신산업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는데, 유로존도 언제든 무역장벽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 이 같은 추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U는 팬데믹 이후로는 올해 처음으로 재정 규율 기준에 못 미치는 국가들에 경고를 보내기 시작했는데, 높아진 유럽 안팎의 리스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재정 건전성을 개선해 가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권 연구원은 "하지만 지난해부터 채권시장이 공급 불안으로 요동치는 사례들을 봐온 만큼, 재정적자 확대는 제한적으로만 가능할 것"이라며 "결국 ECB의 적극적인 통화 완화 필요성이 우선적으로 대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