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기준 전력연구원이 V2G 충전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근화 기자 제공
[인포스탁데일리=김근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가운데, 국내 전기차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과적으로 전기차 수요는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주최로 '전기차산업 발전 추진 전략'에 대한 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전기차 수요 둔화 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일축했다. 이 원장은 "트럼프 리스크는 오래가봤자 4년"이라며 "미국이 친환경차로 가지 않으면서 미래차로의 발전을 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필무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장 역시 "글로벌 시장은 전기차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트럼프가 IRA 폐지 이야기는 했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산업에 대한 지원은 계속 필요하다. 제조사가 생산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기차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려면 차량 가격보다는 인프라 보강을 위한 정책이 실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현석 한국개발연구원 실장은 "차량 구매가격에 대한 지원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축소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결국에는 성능, 가격, 편의성 등에 대한 매력도가 증가해야 하는데 이는 기술개발의 영역이기 떄문에 가격적 측면은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소비자들에게는 구매가격에 대한 반응보다는 운행단계에서 발생할 불편함이 더 중요하다"며 "운행단계에서 편의성 개선을 위한 충전인프라 보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완속충전기 대수는 많으나 급속충전기의 비중은 낮다. 이런 것들이 장거리 운전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이와 관련된 맞춤형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기준 전력연구원은 "전기차 충전기 확보 과정에서 송전선로를 확충하지 못해 전력시스템이 불안정해지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며 "전기차가 많이 늘어나면 ESS(에너지저장장치)를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전기차 배터리와 전략계통을 연결해놓으면 된다"고 말했다.
대부분 차량은 실제 운행되는 시간보다 정차돼있는 시간이 훨씬 길다. 박 연구원은 이같은 점을 전기차 충전기에도 적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기요금이 비쌀때는 충전하고, 비교적 저렴할때는 방전하는 'V2G' 방식을 탑재하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거주지, 아파트, 직장 등 장기간 주차 중 충전기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해당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특히, 지하철 환승역과 공항 주차장 등은 장기 주차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V2G가 되는 충전기를 보급하고, 이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근화 기자 srmsgh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