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삼성전자가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크칩 개발사 엔파브리카(Enfabrica)에 투자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행보로 해석된다.
엔파브리카는 19일(현지시간) 스파크 캐피탈이 주도한 시리즈C 주식 파이낸싱 라운드의 일환으로 1억1500만 달러(약 1600억원)의 신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KS:005930) 벤처캐피털(VC)인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는 이번 라운드에 신규 투자자 중 하나로 참여했다. 이 밖에 △암 △시스코 인베스트먼트 △매버릭 실리콘 △벤처테크 얼라이언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기존 투자자 중에는 △아트레이데스 매니지먼트 △알럼니 벤처스 △IAG 캐피탈 △리버티 글로벌 벤처스 △서터 힐 벤처스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 등이 함께 했다.
엔파브리카는 신규 투자 자금을 활용해 AI 데이터센터용 스위치 패브릭 칩인 ‘ACF(Accelerated Compute Fabric)’ 칩 대량 생산을 촉진하고 글로벌 R&D(연구·개발) 팀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차세대 제품 라인 개발을 확대하는 데에도 자금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용 칩 기술 확보를 위해 이번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엔비디아도 지난해 9월 1억2500만달러(약 17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펀딩 라운드에 참여하며 엔파브리카 기술 확보에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로찬 산카 엔파브리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자금 조달은 엔파브리카의 다음 단계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며 “생성형 AI 시대를 위한 네트워킹 최첨단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브로드컴 출신의 로찬 산카르가 설립한 엔파브리카는 ACF 칩을 개발하는 회사다. ACF 칩은 데이터센터 서버 내에 연결된 GPU, CPU 및 AI 가속기 칩 간 최대 초당 멀티테라비트의 데이터 이동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AI 시스템의 컴퓨팅 효율성을 높이고 데이터 이동의 병목 현상 해소, 많은 에너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
내년 1분기에는 획기적인 3.2테라비트/초(Tbps)의 ACF SuperNIC 칩과 파일럿 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AI 인프라 산업 내 입지를 공고히 하고 미래 GPU 컴퓨팅 네트워크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