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 시각)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결정짓는 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트레이드'로 한동안 상승세였던 국채금리는 일제히 안정세를 보였다. 오차범위 내 초박빙 접전으로 진행된 미 대선은 불확실성을 선반영한 만큼 채권 가격이 다시 반등(금리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0.66%포인트 내린 4.297%를 기록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0.29%포인트 빠진 4.175%에 거래됐다.
채권시장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의식한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시 오를 자산에 미리 투자하는 것)에 주요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 트럼프 공약으로 내세우는 법인세 인하와 높은 관세 정책은 인플레이션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그 결과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지면 달러 가치도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최근 트럼프 트레이드가 탄력을 받자 달러화 가치가 올랐고 지난주 블룸버그달러현물지수는 4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해 수익률 곡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대선 투표가 진행되면서 해리스의 당선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주말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텃밭인 아이오와주에서 해리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인근 격전지인 위스콘신주에서도 그가 우세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지난달 24일부터 2일까지 조사해 3일 발표한 결과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4승 2무 1패'의 우위를 보였다. 다만 7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박빙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끝나기 전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안갯속'이다.
유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채권 금리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트럼프 당선 시 국채 금리의 구조적인 상승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저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 2번 미 대선에 시장금리 급등… 대출금리 올라
미 대선 결과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금리인상이다. 앞선 두 차례 미국 대선 후에도 금리가 상승했고 국내 은행의 대출 금리도 올랐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의 '2025년 경제·금융시장 전망'에 따르면 지난 2번의 미국 대선 후 단기간 내 시중금리가 급등하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 두 차례 모두 3개월가량 장기금리가 급등했고 이후 정책 추진력 약화, 경기 정점 통과 우려 등으로 영향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2016년과 2020년 11월 열린 미국 대선을 전후로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도 상승했다. 2016년 10월 3.29%였던 은행권 평균 대출금리는 이듬해 1월 3.51%까지 오른 뒤 하락세를 보였고 2020년 10월 2.66%였던 대출금리는 3개월 후 2.72%까지 상승했다.
김완중 연구위원은 "국고채 만기 전 구간이 이미 기준금리 3회 인하를 반영해 향후 시장금리 낙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면서도 "미·중 갈등과 엔 캐리 자금 추가 청산 등 잔존한 대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