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을 포함해 솔랙티브(Solactive), 모닝스타(Morning Star), 블룸버그(Bloom burg) 등 글로벌 지수 사업자들이 이날 개최된 '코리아 캐피탈 마켓 콘퍼런스'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을 찾은 글로벌 지수 사업자들은 행사 개최 전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을 국내 주요 운용사를 만나 향후 자사가 설정한 지수를 추종하는 ETP(상장지수상품)를 국내에 상장시키기 위한 세일즈에 나섰다.
통상 지수 사업자는 운용사나 금융기관에 지수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라이선스 수수료를 받는다. 이는 주로 펀드나, ETF 상품 개발에 사용된다. 운용사들은 이를 통해 지수를 추적하는 상품을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본부장은 "해외 지수 업체들이 운용사를 방문하는 일이 부쩍 늘어났다"며 "한국 ETF 성장세가 가파르고 상품이 다양화되면서 한국 시장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ETF 시장, 혁신적이며 역동적"… 미국·일본 대비 상품 다양화 강점
글로벌 지수 사업자들은 아시아 시장 중에서도 짧은 시간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 온 한국 ETF 시장을 가장 눈여겨보고 있다. 이들은 한국 ETF 시장에 대해 "트렌디하고 역동적인 시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한국 ETF 순자산총액은 162조원으로 집계됐다. 종목 수는 914개다. 일본 ETF 시장이 88조엔(약 795조원)규모에 약 350여 개의 종목이 상장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시장 규모 대비 상품 수가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해외주식형 ETF 종목 수는 300개로 전체 ETF 시장 규모에서 67.1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해외 지수 사업자들의 한국인 인력 채용도 크게 늘었다. ETF 상품이 다양화되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급증하면서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한국 운용사에 대한 서비스 품질을 높이면서 한국 시장에서의 지수 사용 확대와 관련 상품 출시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진수연 솔렉티브 APAC세일즈 부사장은 "한국 ETF 시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굉장히 트렌디하고 ETF를 선도하는 국가"라며 "ETF 시장에서 한국은 탄광 속 카나리아와 같이 시장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 전까지만 해도 자사에는 한국 담당이 없었지만, 2019년부터 한국 시장에 첫 상품을 상장하며 이후로 꾸준히 한국 시장에서 상품을 출시하고 있고, 한국 운용사들과 아이디어를 꾸준히 교환하며 함께 성장을 이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사의 지수를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금융 상품을 꾸준히 제안함으로써 한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폴 살레르노 블룸버그 지수 글로벌 대표는 머니S와 만나 "한국 ETF 시장은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 ETF 성장은 자산운용사들이 새로운 상품을 잇달아 투자자에게 제공하면서 상품이 다양화된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한국 운용사들은 다양한 해외 지수를 활용해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한국 운용사들과 협력하며 상품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