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고려아연·미래에셋 정조준 한 금감원 "부정거래 소지 다분…불법 적발시 수사기관 이첩"

입력: 2024- 11- 01- 오전 03:45
© Reuters.  [현장] 고려아연·미래에셋 정조준 한 금감원 "부정거래 소지 다분…불법 적발시 수사기관 이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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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경제=김교식 기자]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불법행위 발견 시 수사기관 이첩 등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함 부원장은 31일 금감원에서 진행된 자본시장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단계에서 유상증자를 계획했다면 위계에 의한 부정거래 성립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함 부원장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차입을 통한 자사주 소각과 이후 유상증자를 통한 상환 계획을 사전에 인지한 상태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했다면, 공개매수 신고서에 중대한 사항이 누락된 것"이라며 "부정거래 소지가 다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회계 심사와 감리, 검사, 조사 등 법령상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고, 불공정거래가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에 이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전날 발행주식 20%에 달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공모 형태로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조달 금액 2조5000억원 중 2조30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고려아연은 이달 11일 정정 공개매수 신고서에서 "공개매수 이후 재무구조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으나, 30일 공시한 증권신고서에는 미래에셋증권이 14일부터 유상증자 실사를 진행했다고 기재돼 있다.

◇ "미래에셋증권, 유증 계획 인지 했을 가능성 다분"

금융감독원은 이날 공개매수·유상증자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서도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함 부원장은 "미래에셋증권이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려아연의 부정거래가 확인될 경우 증권사의 방조 여부도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계처리 적정성 검토도 진행 중이다.

함 부원장은 "충당부채의 미인식 및 지연 인식 여부, 고가 인수 및 현물 배당받은 국내 투자 주식 관련 손상 차손의 과소 인식 여부 등을 심사하고 있다"며 "회계처리 기준 위반 개연성이 높은 다수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11월 14일까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정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함 부원장은 "충분히 거짓 없이 기재가 이뤄져야 한다"며 "필요하면 정정 명령을 계속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함 부원장은 브리핑을 진행한 배경에 대해 "기본적으로 상장회사 영업, 조직 개편 등은 시장 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지만 최근 상장 법인의 이사회 멤버들이 독립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이고 정당한 근거를 갖고 의사결정을 하는지 강한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배구조 이슈와 맞닿아 있고 우리 자본시장 수준 향상과 개혁 의지를 시험케 한다"며 "당국으로선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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