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글로벌 출시에 적신호가 켜졌다. 아일리아 오리지널 개발사 미국 리제네론(Regeneron)과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벌어진 특허 소송에서 사실상 패한 데 이어 영국에서도 특허 소송에 휘말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리제네론 (NASDAQ:REGN)이 영국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아일리아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리제네론은 이번 소송을 통해 아일리아의 특허권을 인정받고, 정당한 로열티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영국 소송에서 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허 분쟁은 기술적인 전문성이 요구돼 다른 나라의 법원 판결을 참고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지난 6월 리제네론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당시 토마스 클리 판사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오퓨비즈(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제품명)의 미국 출시에 대한 예비 금지 명령을 내렸다.
미국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인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오퓨비즈 미국 출시 계획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지난 5월 오퓨비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음에도 출시 일정이 불투명하다.
미국 사례를 봤을 때 영국에서도 출시 지연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 법원은 미국 법원의 판결에 구속되지는 않지만, 같은 성격에 대한 판례나 국제적인 흐름을 고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특히 특허 소송과 같이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미국 법원의 판결이 더욱 중요하게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퓨비즈는 이르면 다음달 유럽의약품청(EMA)의 품목 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 9월 EMA 산하 약물사용 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오퓨비즈 품목 허가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획득한 바 있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9년 미국 화이자 (NYSE:PFE)( Pfizer )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FDA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으나, 특허 분쟁이 불거져 2029년까지 출시하지 못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알렉시온(Alexion)이 제기한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특허 소송에 휘말려 미국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