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에 서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이자장사'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은행에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따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의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6조58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5조6559억원 대비 5.9%(9246억원) 증가한 규모다. 2022년 3분기 기록했던 기존 최대치인 15조8261억원 보다 4.76%(7544억원) 늘었다.
리딩금융 자리를 수성한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3953억원으로 선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조3765억원 대비 0.4%(188억원) 늘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614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조3689억원 대비 17.9%(2451억원) 급증했다.
신한지주의 누적 순이익은 3조985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조8183억원 대비 4.4%(1673억원) 늘었다. 3분기 순이익은 1조2386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 1조1921억원 대비 3.9%(465억원) 늘었다.
하나금융지주의 누적 순이익은 조2254억원을 시현했다. 지난해 2조9779억원 대비 8.3%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9570억억원에서 올해 1조1566억원으로 늘었다.
우리금융지주의 누적 순이익은 2조659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조4382억원에서 9.1%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은 9036억원으로 지난해 8990억원 대비 0.6% 늘었다. NH농협금융의 누적 순이익은 2조315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조450억원 대비 13.2%(2701억원) 증가한 규모다. 올 3분기에는 561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5대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을 보면 신한은행은 순이익이 3분기 누적 3조1028억원으로 선두를 달렸다. 지난해 2조5991억원 대비 19.4%(5037억원) 급증한 규모다. 이어 하나은행은 3분기까지 순이익 2조7808억원을 시현했다. 지난해보다 0.5% 증가한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은 3분기까지 순이익 2조6179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 2조8554억원 대비 8.3%(2375억원) 감소한 수치다. 앞서 1분기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8620억원의 대규모 충당부채 전입을 반영한 영향이다.
우리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2조5244억원으로 지난해 2조2898억원 대비 10.2%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은 851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7% 줄었다. NH농협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65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1조6052억원 대비 3.2%(509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자이익 37.6조원, 비이자이익 3배 넘어… 기업가치 제고 확대
은행권이 3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둔 배경은 대출 규모가 늘면서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5대 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37조6161억원으로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11조5262억원)의 3배가 넘는다.
금융지주들은 일제히 '기업가치제고계획'을 밝히면서 주주환원을 강조했다. KB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CET1)과 연계한 주주환원책을 내놨다. 당장 내년부터 보통주자본비율(CET1)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올해 연말 잉여자본은 내년 1차 주주환원 재원으로, 내년 중 CET1 13.5% 초과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3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식 수를 5000만주 감축한다. 또 같은 기간 13% 이상의 CET1비율을 기반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키로 했다.
하나금융은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 ▲CET1비율 13.0~13.5% 구간 관리 ▲ROE 10% 이상 유지 등 세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금융은 ▲지속 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 10% ▲CET1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목표로 잡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벌어들인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안정적인 수익성과 건전성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