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참석해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세계 어디를 다녀도 어느 대학이나 다양성을 위해 뽑는다”면서도 “우리는 성적순으로 뽑는 게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하며 거기에 빠져있다”고 직격했다.
이창용 총재는 30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은이 최근 내놓은 ‘상위권 대학 지역비례 선발제’ 제안과 관련해 “성적순으로 뽑는 게 가장 공정한 것은 아니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부연 설명했다.
그는 해당 보고서를 두고 ‘위헌’ 등의 논란이 일은 것과 관련해 “강남에 사는 것이 잘못됐다는 내용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면서 “이미 각 대학이 20% 정도 지역 선발을 하고 있는데, 이걸로 해결되지 않으니 더 크게 보자 그런 각도의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남 사시는 분들 아이들 교육한다고 여성 커리어 희생하거나 아이들 데리고 왔다 갔다 하는데, ‘과연 아이들은 행복한가’ 강남 부모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여섯살 때부터 학원 보내고 이게 행복한 건지, 나중에 좋은 대학 가서 부모 요구 달성하면 된지만, 달성 못 한 아이에게는 평생의 짐을 지운 것”이라며 “그런 사회가 계속되는 게 바람직한지 생각해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 사회 구조 개혁을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가 개발도상국일 때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단 무언가를 만들어야 발전할 수 있으니 모든 것이 공급자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며 “지금은 민간 주도로, 수요가 움직이는 것에 따라 정부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하며, 구제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방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 지원, 교육 등 여러 제도에 제약이 있다”며 “그 제약이 과거에는 맞았지만 지금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창용 총재는 이날 최상목 부총리와 만난 것과 관련해 “거시경제의 양축으로서 정보교류와 정책 공조가 필요한 시대적 변화 요구에 대한 적응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최상목 부총리가 한은을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차원으로, 중앙은행 총재가 재정당국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책 공조가 계속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최 부총리도 “제가 한은을 방문한 게 기재부 장관으로서 네 번째였지만, 한은 총재가 기재부를 방문한 것은 첫 번째”라며 “역사적 사건”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한은과 기재부의 관계가 독립성에 기반한 다소의 긴장 관계라고 본다면, 독립적이지만 긴밀한 협력 파트너로서 명실상부하게 자리매김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의의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