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가 대거 사라질 전망이다. 또 겨울철 스키장, 여름철 워터파크 등에서 제공하는 30~50% 할인도 없어지거나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26일 당정협의를 열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방안을 확정해 발표한다. 인하방안의 방향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시했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2.3%에서 1.5%로 0.8%포인트 내리는 데 구간별로 차이는 있다”며 “연매출 10억원 이하 가맹점은 다른 세제까지 감안하면 거의 0%에 가깝게 합의됐다”고 말했다.
이번 수수료 인하방안에서 정해질 연간 가맹점 수수료 인하 규모는 1조4000억원 가량이 될 전망이다. 이중 상당액이 카드사의 일회성 마케팅비용 감축으로 마련된다. 카드사의 일회성 마케팅 비용이란 무이자 할부, 할인 등에 드는 비용을 가리킨다.
26일 당정협의 결과를 봐야겠지만 정부가 그간 내비친 방침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대형마트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3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를 제공해주는 혜택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동안은 대부분 신용카드로 대형마트에서 5만원 이상 결제하는 고객에겐 3개월 이상 할부를 무이자로 제공해왔다.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는 내년 초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들이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줄여야 한다면 대형마트 무이자 할부뿐 아니라 휴가철 워터파크, 스키장, 호텔 이용권 할인 혜택 등도 없어지거나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또 졸업이나 입학철에 전자제품을 살 때 할인해주거나 포인트를 더 주는 것도 포함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선 포인트를 줄여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예를들어 아기들을 위한 분유를 살 때 더 쌓아지는 포인트 등은 일반 포인트 적립과 같게 줄어들 수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결국 소비자혜택의 축소로 귀결될 것”이라며 “소비자들 불만이 커질텐데 정부가 이를 어떻게 감당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KT 화재 '결제 대란'에 일부 카드사 망 이동 검토
씨티카드 쓰면 스키장 리프트가 공짜!
카드 마케팅 비용 축소가 능사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