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원유 시황의 안정과 전기차(EV) 수요 둔화로 인해 기존 예상보다 견고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생 가능 에너지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미국과 유럽의 주요 기업들도 화석 연료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JAPEX는 에너지 수요 변화에 맞춰 계획을 재검토했다.
지난 22년에 발표된 31년 3월기까지의 경영계획에서는 화석연료 자원개발에 2300억 엔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약 두 배로 늘려 미국에서 셰일 오일, 노르웨이 북해에서 석유 가스전을 채굴할 계획이다.
현재 JAPEX는 미국 텍사스주 등에서 셰일 오일 개발 사업에 참여 중으로, 일생산 1만 5000배럴의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현지 기업이 광구를 취득하고 채굴하는 비용 일부를 JAPEX가 부담하며 수익 일부를 받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원유 시장 상황에 따른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다.
앞으로 한 건당 수억 달러를 투자해 셰일 오일 광구 취득부터 채굴까지 일관되게 처리할 예정이다.
최근 WTI(웨스트 텍사스 인터미디어트) 선물 가격은 약 80달러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JAPEX의야마시타 사장은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5년간 원유 가격이 큰 변동 없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을 전했다.
◇ 재생에너지 자재비 상승 탓...규모 축소 전망
재생 에너지 개발에는 거리를 둘 계획이다. 초기 경영계획에서는 재생에너지에 900억 엔을 투자하겠다고 했으나, 해상풍력 경쟁 심화와 자재비 상승으로 인해 규모를 축소했다. 당분간은 태양광이나 바이오매스 발전 소규모 개발에 그칠 예정이다.
또한, 산유국들의 협조 감산도 JAPEX가 화석 연료 투자를 강화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OPEC 플러스는 협조 감산 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EV 수요가 감소하면서 휘발유 수요가 원유 가격을 지탱할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북해에서도 석유 개척을 추진 중이며, 영국 롱보트 에너지와 공동 출자하는 노르웨이 석유·가스 개발 회사에 대한 출자 비율을 지난 7월에 49.9%에서 100%로 높였다.
해당 회사는 7건의 석유 및 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완전 자회사로서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화석연료 재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엑슨모빌은 미국 셰일 대기업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즈를 약 595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쉘은 LNG 증산과 석유 생산량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BP는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 감소 계획을 수정했다.
반면 ESG(환경·사회·기업 지배) 투자는 둔화되고 있다. 세계지속적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세계 ESG 투자액은 지난22년에 전년 대비 14% 감소한 약 30조3000억 달러로 조사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는 운용 성적 악화와 그린 워싱 비판 등이 배경이다.
◇ 화석 연료 수익, 탈탄소 투자 확대 등 투 트랙 전략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석유 수요가 오는 30년까지 절정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야마시타 사장은 “글로벌 주요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규모 없이는 생존하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탈탄소 관련 투자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화석 연료로 경영 기반을 굳히면서,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원하는 ‘선진적 CCS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저류)사업’에도 참여해 홋카이도와 니가타현 등에서 이산화탄소 저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말레이시아나 미국에서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30년 시점에는 연간 저류량은 600만 톤에 달해, 일본 기업 중 유수의 규모가 될 전망이다.
당분간은 화석 연료로 수익을 벌어, 미래의 탈탄소 관련 투자에 충당해 생존을 목표로 하는 전략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