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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미국 경기침체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연이어 증시 불안을 자극하는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 투자형 상품으로 자금이 모이고 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초단기채권 펀드 설정액은 최근 일주일간 1조 3197억 원 불어났다. 일반채권펀드 설정액이 3112억 원 감소한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초단기채 펀드는 만기가 짧은 초단기채권을 편입해 짧은 듀레이션으로 금리 변동에 따른 자본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주로 현금성 자산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또 초단기채 펀드 대부분은 일반 펀드와 다르게 익일 환매(T+1)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단기 투자형 상품으로 꼽히는 환매조건부채권(RP)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RP는 약정 기간이 지나면 정해진 이율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투자자는 매매 조건으로 우량 채권을 담보로 받을 수 있다. 매도한 금액은 당일 바로 출금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대고객 RP 매도 잔고는 91조 716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대비 1조 4716억 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초단기채 펀드와 RP 등 단기 투자형 상품으로 자금을 모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증시 불안을 키우는 요소 중 하나로 지목된다. 지난 주말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본거지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고 헤즈볼라가 보복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이 커졌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도 단기 투자형 상품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가운데 다음 달 9일 첫 TV 토론회까지 예정돼 있어 불확실성은 증폭되는 상황이다.
엔비디아 (NASDAQ:NVDA) 실적 이벤트를 확인하고 증시에 대응하고자 하는 심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8월 중 시장 불확실성의 핵심 변수들이었던 연준의 정책 실기론, 미국의 침체 가능성, 엔화의 추가적인 초강세로 인한 엔캐리 대규모 청산 사태 재발 우려 등은 잭슨홀 미팅을 치르면서 매크로 상 부담을 덜어냈다"면서도 "또 다른 과제이자 2차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엔비디아 실적이라는 변수와 마주해야 한다"고 짚었다. 엔비디아 실적은 오는 28일(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잠시 단기 투자형 상품에 '주차'한 후 시장이 안정을 찾고 투자의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진입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