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NASDAQ:NVDA) 주가가 또다시 10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랠리를 이끌었던 AI 테마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반도체 모임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3% 이상 급락했다.
7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보다 5.08% 급락한 98.95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100달러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5일 이후 처음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오전 한때 3% 이상 급등했으나 오후 들어 하락 반전했고 5% 이상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엔비디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2.4포인트(0.60%) 오른 3만9230.09로 거래를 시작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53.1포인트(1.01%) 오른 5293.13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255.5포인트(1.56%) 상승한 1만6622.31로 출발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 폭을 반납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 내려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7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5%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또다시 100달러 밑으로 내려오면서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속 'AI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다. 2022년 챗GPT 등장 이후 AI 산업이 급격한 관심을 받았다가 과거의 '닷컴 버블'처럼 차갑게 식고 있다는 이론이다.
AI 투자를 이끄는 빅테크 4개 사(구글·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미국 대형 기술기업 7개 사(매그니피센트7·M7)의 시가총액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넘는다. 이들의 가치 하락은 전체 주식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에 경쟁업체인 AMD도 1.16% 하락했다. 인텔은 3.63%, 영국계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5.56%, 대만의 TSMC가 0.23% 각각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여전히 엔비디아의 AI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목표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파이퍼 샌들러는 엔비디아 주식 평가를 '비중 확대' 등급으로 상향하고 목표가 140달러를 제시했다.
파이퍼 샌들러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최근 고점 대비 25% 이상 급락한 엔비디아가 저가 매수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퍼 샌들러의 분석가 하쉬 쿠마르는 "근본적으로 엔비디아는 AI 전용칩 분야에서 절대적 강자"라며 "오는 10월에 출시될 최신형 인공지능 전용칩 블랙웰이 2025년까지 회사의 수익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 엄청난 저가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