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의 통화 정책 노선 변경의 영향으로 달러 대비 엔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일본 공영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달러 당 엔화는 도쿄 외환시장에서 144엔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중순 이후 약 7개월 반 만에 엔화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엔화 강세의 요인 중 하나로 미국과 일본의 통화 정책 노선 변경이 꼽힌다.
최근 미국은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반면, 일본은행의 경우 지난달 말 정책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이 축소가 엔화 매입 달러화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엔화 약세에 베팅을 하던 투자자들은 다급하게 엔화를 사들이는 이른바 ‘패닉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주 7월 미국의 고용지표가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밑돌며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점도 달러 가치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 7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 증가폭은 11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 18만5000명을 크게 하회하는 수치로, 지난 6월 취업자수 증가폭도 기존 발표했던 20만6000명에서 17만9000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도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지난 7월 실업률이 전월과 동일한 4.1%가 될 것이라 전망했으나, 0.2%나 웃도는 4.3%의 실업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향후 엔화 가치가 지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동시에 현재 수준에서 더 큰 폭으로 오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빅스텝(0.5%p 인하)까지 단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라면서도 “일본은 최근 엔화 약세를 고려해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나, 일본 경기 부진 등에 대한 우려와 일본 정부가 상당 기간 유동성 공급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연내 추가 인상은 불확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엔화가 반등하며 차익 실현 등의 영향으로 국내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엔화 예금 잔액은 전월 기준 1조2929억엔과 비교해 818억엔 감소한 1조2111억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