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중은행 대출 창구.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주문에 은행권이 연이어 대출 금리를 높였지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모는 급증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증가하고 가격도 오르는 가운데,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한도 축소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12조 238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인 지난 11일 710조 1224억 원 대비 2조 1163억 원 늘어난 수치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이 이끌었다. 1주일 사이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54조 264억 원에서 555조 9517억 원으로 1조 9253억 원 늘어났다. 지난달 말과 비교했을 때도 전체 가계대출은 4조 5158억 원 늘었고, 주담대는 4조 7960억 원이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세는 올해 들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20조 6000억 원이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주담대는 26조 5000억 원 증가했다. 상반기 주담대 증가폭은 지난 2021년 상반기(30조 4000억 원) 이후 최대폭이다.
가계대출 중에서도 주담대가 계속해 증가한 것은 최근 주택 거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DSR 도입 연기 등 주담대 규제를 미루면서 대출 막차를 타려는 금융소비자들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부채가 급속도로 오르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대출 관리를 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연초에 설정한 목표치에 맞춰 가계대출을 유지해 줄 것을 강조 하고, 지난 15일부터는 가계대출 관리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당국의 압박에 주요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줄줄이 인상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8일 부동산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고정형 변동형 금리를 0.02%p씩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 주담대 금리를 최대 0.2%p 올렸고 신한은행도 지난 15일부터 주담대 고정형 금리를 0.05%p 올린 바 있다.
앞으로의 금리 인상도 예고되어 있다. 신한은행도 22일부터 가계대출 증가 속도 조절을 위해 은행채 3·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대출 상품의 금리를 0.05%p 인상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24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중 기준금리 5년 변동 상품의 대출금리를 0.20%p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은행권의 속도 조절 노력에도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의 금리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하면서 자체적인 금리 인상의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은행권의 금리 인상 조치는 더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가계대출 금리를 일부 올렸음에도 절댓값이 3년여만에 가장 싼 금리고, 주택 가격이 지속 상승 추세인 상황에 실수요자들의 마음이 움직였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9월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DSR 확대 적용을 앞두고 빠르게 대출을 진행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