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하락세에 대한 추가적인 경제 지표가 더 필요하다는 언급과 함께 다시 한번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을 펼쳤다.
다만 너무 빨리 내려도 문제일 뿐 아니라 너무 늦어도 경제가 약화할 수 있어 보다 많은 지표를 활용해 최적의 타이밍을 잡아야 할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9월 금리 인하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 서면 보고를 통해 “올해 초반에 2% 물가 목표를 향한 진전이 부진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그러면서 “가장 최근의 월간 지표는 완만한 진전이 더(modest further progress) 이뤄졌음을 보여준다”며 “긍정적인 지표가 더 나타날 경우, 물가가 2%를 향해 지속할 수 있게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이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제롬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위해선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만한 지표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보여왔다.
특히 그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올해 5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면서 1년 전 수치인 4%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목표치보다 높은 상황임에 따라 긴축 정책을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많이 완화할 경우, 물가 하락세가 멈추거나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2년간 지속된 물가 하락 및 고용시장 완화 등의 근거를 고려했을 때, 현재 직면한 위험은 높은 물가뿐만이 아니라는 것이 연준의 분석이다.
파월 의장은 “긴축 정책을 너무 늦게 또는 너무 조금 완화할 경우, 경제활동과 고용을 지나치게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특히 고용시장 여건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며 “강하지만 과열되지는 않았다(strong, but not overheated)”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또한 “우리는 노동시장이 아주 많은 면에서 매우 크게 냉각한 것을 목격했다”며 “이제 노동시장은 경제에 광범위한 물가 인상 압력을 가하는 원천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있어서 과열된 노동시장이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해왔다.
그러나 이달 5일 발표된 6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가 직전 12개월 평균 증가 폭(22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20만6000명에 그쳤고, 4~5월의 일자리 증가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6월 실업률의 경우에도 5월(4.0%)보다 상승한 4.1%를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같이 연준의 물가 상승 압력 중 하나의 지표로 꼽아온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식어가는(cooling) 조짐이 보이면서 시장 내에서는 금리 인하가 조만간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오랫동안 우리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위험이 더 컸다”며 “물가를 잡지 못할 위험과 노동시장이 너무 둔화하도록 둘 위험이 갈수록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양면의 위험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잘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NYT는 같은 날 “전반적으로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의 목표를 향해 점차 나아가고 있는 경제를 묘사했다”며 “이는 중앙은행 총재들이 지금껏 바라왔던 완만한 하강(the gentle comedown that central bankers had been hoping to achieve)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