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23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0.70달러(0.9%) 밀린 배럴당 76.8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7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54달러(0.7%) 내린 배럴당 81.36달러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날 유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며 하락했다. 지난 22일 발표된 4월 30일~5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경계하는 연준이 고금리를 길게 끌고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왔다.
연준 위원들은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간다는 더 큰 확신이 있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이전에 예상한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지표도 금리 인하 불발 우려에 영향을 미쳤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미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9로 시장 예상치 50.0을 소폭 상회했다. 5월 서비스업 PMI는 54.8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51.2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노동부는 미국의 지난주(12~18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5000건으로 전주보다 8000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예상치는 22만건이었다.
4주 평균 청구 건수는 전주 21만8000건보다 소폭 증가한 21만9750건으로 집계됐다. 계속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8000건 늘어난 179만4000건으로 예상치에 부합했다. PMI가 경제학자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노동시장도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낮아졌다.
다음 달 6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플러스(+)의 감산 연장 유지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리 커닝햄 트레디션에너지 리서치 이사는 "OPEC+의 추가 감산 결정이 있지 않는 한 유가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앞으로 수 주 내에 WTI는 75달러, 브렌트유는 80달러를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