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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판교 네이버 (KS:035420) 사옥. 2018.1.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더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 태도에 증시에 봄바람이 불어온 가운데, 국내 대표 성장주 네이버(035420) 주가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중국산 직구 플랫폼의 급부상이 우려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네이버는 0.71%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상승 마감하긴 했으나 전날 코스피가 2.41% 올랐음을 감안하면 시장 수익률에 못미친 셈이다. 기간을 넓혀보면 네이버의 성적은 더욱 부진하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약 5% 오른 가운데 네이버는 외려 17%가량 하락했다.
네이버의 시가총액 순위도 올해 들어 5계단 밀렸다. 지난 1월 2일 네이버의 코스피 시총 순위는 8위였으나, 전날 종가 기준 13위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시총은 36조 9480억 원에서 29조 9806억 원으로, 6조 9673억 원 감소했다.
통상 금리 인하 시그널은 성장주엔 기회로 통한다. 현재보다 미래 가치로 평가받는 성장주에는 금리 인상은 악재로, 인하는 호재로 읽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의장이 올해 3차례 금리 인하 의지를 피력하면서 전날 네이버는 장중 2.57% 급등하기도 했으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0.71% 상승에 그쳤다.
기관과 외국인이 지난달 초부터 물량을 대거 덜어내면서 네이버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기관은 지난달 5일부터 전날까지 45거래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도 같은 기간 단 3거래일을 빼고 '팔자'에 나섰다. 기관과 외국인은 이 기간 각각 네이버 6779억 원, 8969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홀로 네이버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네이버가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저가 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개인은 지난달 5일부터 전날까지 1조 4096억 원을 사들였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 1위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의 매서운 성장세가 네이버 주가를 짓누르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알리가 국내에 진출한 2018년 평균 중국 직구 금액은 매 분기 1300억 원 수준이었다. 이후 2022년 중국 직구금액은 1조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고, 지난해 1분기부터는 기존 최대 직구 국가였던 미국의 거래액을 누르고 압도적인 직구 1위 국가로 올라섰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중국 이커머스 규모는 3조 3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며 2026년 19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라며 "NAVER, 쿠팡 (NYSE:CPNG) 등 국내 주요 커머스 플랫폼들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알리와 테무, 네이버, 쿠팡에서 팔리는 동일 상품 대다수는 국내 플랫폼이 3~4배가량 비싸다"며 중국 이커머스 고성장에 따른 커머스 부문 부진에 대한 우려를 반영, 네이버의 목표가를 기존 31만원에서 26만원으로 16% 하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