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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에서 홍콩 H지수 연계 ELS 대규모 손실 관련 분쟁조정기준안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4.3.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홍콩 항셍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분쟁조정 기준안 발표로 조 단위 배상금이 전망되는데도 '밸류업' 기대감에 은행·금융지주 주가가 강세를 이어갔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KB금융(KS:105560)은 전일 대비 2500원(3.54%) 오른 7만32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한 때 KB금융 주가는 7만45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도 경신했다.
이날 신한지주(055550) 주가도 한 때 4만695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다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반납하며 전일 대비 200원(0.44%) 하락한 4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1일 H지수 ELS 판매사와 투자자 간 분쟁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분쟁조정 기준안을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은 홍콩 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한 은행에 대해 20~40% 수준의 기본 배상비율을 제시했다. 여기에 불완전판매를 유발‧확대한 내부통제 부실 책임을 반영해 은행은 10%포인트(p)의 공통가중이 적용된다.
또 개별 투자자의 상황에 따라 ±45% 수준의 배상비율 조정이 이뤄진다. 고려되지 않은 사안이나 일반화하기 곤란한 내용이 있는 경우에는 기타 조정요인(±10%p)으로 반영된다.
이번 배상 기준안에 따르면 은행권이 투자자들에게 물어야할 총 배상금액은 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감원은 11일 홍콩 ELS 판매사와 투자자 간 분쟁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홍콩 H지수 기초 ELS 관련 분쟁조정 기준안'을 발표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그러나 이같은 요인에도 불구하고 이날 은행·금융지주 관련주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금융주는 대표적인 저 주가순자산비율(PBR)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히기 때문이다.
또 증권가에서는 이미 ELS 배상에 대한 부분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으며, 주주환원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익 축소와 함께 운영리스크 증가로 자본비율 하락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이미 ELS 배상 관련 이슈의 상당부분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기본배상비율 최소치인 20%를 가정할 경우, 올해 각 은행의 비용 부담을 KB국민은행 5400억 원, 신한은행 1700억 원, 하나은행 1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이슈 자체는 이미 작년부터 시장에 알려진 만큼, 은행주 투자자 관점에서 가장 큰 관심은 ELS 손실 배상이 자본비율과 주주환원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추후 구체화될 배상안과 예상 배상 규모를 봐야 하겠지만, 크게 보면 일회성 요인인 만큼 은행주 주주환원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