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박남숙 기자] ◇ 뉴욕증시는 엔비디아의 실적 호조에 따른 흥분이 다소 가라앉으며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전날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6% 오른 3만9131.53으로 거래를 마쳤고요. S&P 500지수는 전장보다 0.03% 상승한 5088.80으로,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0.28% 하락한 1만5996.82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강력한 실적과 가이던스 발표 후 전날 주가가 16.4% 폭등했던 엔비디아 (NASDAQ:NVDA)는 이날은 0.36% 상승으로 마감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NASDAQ:AAPL) 다음으로 미국에서 시총이 큰 기업으로 단숨에 올라섰습니다.
이외 기술주들은 대체로 하락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알파벳, 메타 등은 1% 가량 밀렸고 테슬라는 2% 넘게 내렸습니다.
이날도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글로벌 결제 플랫폼 블록의 주가는 깜짝 분기 순익을 달성하며 16% 급등했습니다. 온라인 중고차 판매 플랫폼 카바나의 주가는 분기 손실이 크게 줄어들고 연간으로 첫 순익 달성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32% 이상 올랐습니다.
반면, 미디어 업체 워너 브로스 디스커버리 (BVMF:W1BD34)는 예상보다 손실 폭이 컸다는 소식에 주가가 10%가량 하락했습니다. 리비안 (NASDAQ:RIVN)은 실적 발표 이후 증권가의 매도 보고서가 잇따르면서 12% 이상 떨어졌습니다.
◇ 유럽증시는 엔비디아발 훈풍에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전날보다 0.28% 오른 1만7419.33을 기록했고요.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전날보다 0.7% 상승한 7966.68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0.28% 오른 7706.28로 집계됐습니다.
엔비디아 (NASDAQ:NVDA) 호실적으로 촉발된 AI 열풍 속에 유럽 주요 인사들은 금리 인하에 신중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는데요.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4분기 유로존의 임금 상승률이 둔화세를 이어간 것은 고무적이지만,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확신하기는 이르다며 금리 인하 신중론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요아힘 나겔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 총재 역시 2분기 유로존 임금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 ECB가 조기에 금리를 인하하려는 유혹을 떨쳐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종목 가운데 스웨덴 자동차 브랜드 볼보는보유한 폴스타 지분 95억크라운어치를 주주들에게 분배할 계획을 밝히며 3% 넘게 떨어졌습니다.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승인받으면, 볼보의 폴스타 지분율은 기존 약 48%에서 18%로 줄어들게 됩니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투자의견 상향소식에 주가가 0.6% 올랐고요.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는 호실적 발표 후 주가가 4.9% 올랐습니다.
◇ 아시아증시도 확인하겠습니다. 23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일본 증시가 '일왕 생일'로 휴장한 가운데 대체로 강세였습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55% 오른 3004.88에 마감했습니다. 중국 증시는 당국의 부양책 기대감이 이어지며 8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요.
중국 정부가 최근 증시 부양책을 내놓고, 춘제 기간 소비가 증가했다는 소식 등에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국 정부는 전일 기관투자자들에게 증시 개장 첫 30분과 폐장 직전 30분간 매수한 주식보다 더 큰 규모의 주식을 매도할 수 없게 규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콩 항셍 지수는 전일 대비 0.10% 하락한 1만6725.86에,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 대비 0.19% 오른 1만8889.19에 장을 마쳤습니다.
대만증시에서는 엔비디아의 호실적 영향으로 TSMC와 미디어텍이 각각 0.87%, 8.37% 상승했습니다.
◇ 오늘의 주요 일정 보겠습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구체적 방안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국내 기업 중 하이브와 원익머트리얼즈의 실적이 공개됩니다.
케이엔알시스템의 공모 청약이 시작됩니다.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개최될 예정이고요.
미국에서는 1월 신규주택매매가 발표됩니다. 미국 기업 아마존이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에 편입됩니다.
◇ 오늘의 전망과 투자전략도 확인하시죠. 지난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로 불었던 인공지능(AI) 열풍이 이번주에도 이어갈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오늘 발표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와 은행주 배당락으로 가치주 테마가 단기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면 AI 분야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어 주식시장의 관심이 성장주 테마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종목간 차별화를 예상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입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국 시장 재평가의 시발점"이라고 봤습니다.
코스피 시장을 주도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미 일본 시장에서의 학습 효과가 있는데요. 지난해 일본 시장은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금융과 상사 등 저밸류 기업 중심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입니다.
신승진 연구원은 "정책 발표 이후 인덱스와 펀드, ETF 등이 출시되면서 관련 업종과 종목들의 패시브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며 "거래소의 인덱스 준비, 연기금의 위탁 운용사 선정 등이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단기 정책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최근 상승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글로벌 주요 증시 중 최하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이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R) 1.5배 수준까지 상승한 것에 비해, 우리 시장은 PBR 1.0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데요.
신 연구원은 "여기에 기업들의 우호적인 주주 친화정책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이뤄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