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포에버의 예상도
[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은 샌프란시스코와 새크라멘토 사이에 친환경 스마트시티를 건설하기 위해 수년간 8억 달러 넘는 금액의 시골 땅을 사들여왔다. 이제 이 아이디어가 지역 유권자들의 승인을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A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얀 스라멕은 전 골드만삭스 트레이더로 자신의 회사 ‘캘리포니아 포에버’를 통해 농지였던 곳에 커뮤니티를 건설하려 한다. 그러나 이 회사가 농지를 도시로 바꾸는 것을 막기 위해 1984년 제정된 보호 조치를 피하려면 11월 솔라노 카운티 유권자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유권자 투표에 붙이기 전에 이 지역 주민 1만 3천명의 서명이 먼저 필요하다.
이를 위해 17일 회사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스라멕은 “솔라노 카운티가 캘리포니아에서 놀라운 성공 사례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캠페인은 스티브 잡스의 부인이자 자선사업가인 로렌 파월 잡스, 링크드인의 공동설립자 리드 호프만, 벤처캐피탈리스트 마크 안드레센 등 억만장자 후원자들을 확보했다.
이 캠페인은 트래비스 공군 기지와 작은 도시 리오 비스타 사이에 5만명의 주민을 위한 2만 채의 주택을 건설하고, 직장, 학교, 식당, 식료품점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3~6층 높이의 연립주택과 아파트 건물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 컨설턴트인 빌 캐릭은 이 단체가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냉소적인데다 부유한 외부인이 지역 사회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높기 때문이다. 캐릭은 “사람들은 미지의 것을 경계한다”며 “솔라노 카운티 유권자들이 이 투표안을 통해 현재보다 더 나아진다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캐릭은 투표 법안 홍보를 위해 1천만 달러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계획을 추진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돈이 아니다. 스라멕은 “이 캠페인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이를 해낼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캘리포니아 포에버는 2017년 설립돼 솔라노 카운티에서 202㎢ 이상의 농지를 매입했다. 스라멕은 카운티 전역을 돌며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지만 이 프로젝트에 회의적인 의견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17일 참전용사 기념관 건물 밖에서 프로젝트가 중단됐다는 내용의 표지판을 들고 섰다. 그들은 기자들에게 솔라노 카운티에는 이런 계획을 수용할만한 도로 등 인프라가 없다고 말했다.
간호사로 일하다 은퇴했다는 주민 록산느 스타일스 도넬리는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며, 밝고 반짝이는 도시로 보이기 위해 금전적 이윤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레젠테이션을 본 주민 라디카 리넷은 “지속 가능한 도시를 꿈꾸지 않는 사람이 있냐”고 반문하며 “미국은 그런 면에서는 다소 뒤쳐져 있다. 걷기 좋아진다는 점은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포에버가 염두에 둔 지역은 농업용지 외에도 많은 어류와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새크라멘토-산호아킨 강 삼각주의 중심부에 위치한다. 삼각주는 캘리포니아 상수도 공급 시스템의 중심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미 많은 개발이 이뤄진 이 지역 생태계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캘리포니아 포에버의 기획 책임자인 가브리엘 멧칼프는 “이 지역은 혁신을 추구하는 군 방산업체, 농업 기술 및 건설 기술 회사에게도 매력적”이라며 “기업들에게 성장할 길을 제공한다면 텍사스 같은 다른 주로 떠날 수 있는 고용주들도 여기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