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침산네거리에 설치된 차선분리대가 쓰러진 모습. [사진자료=뉴스1]
[시티타임스=대구/부산/경상] 최근 대구 등 도심의 도로에서 중앙분리대 하단이 녹으며 옆으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연일 계속된 폭염이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이보다는 '노후화'가 근본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15일 도로교통시설물 업계 등에 따르면 도로 중앙에 설치되는 '차선분리대'는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방지, 운전자의 시인성 향상, 차량 충돌시 차량파손 최소화를 위한 도로용 중앙분리대다.
특히 A사의 '차선분리대'가 조달청 우수물품으로 선정돼 5년 전부터 전국 지자체 곳곳에 설치됐다.
문제는 최근 차선분리대가 갑자기 도로 한가운데서 쓰러져 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어, 자칫 도로를 차량사고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개월 전 경기도 의정부시내 일대에서 한꺼번에 쓰러져 경찰이 교통통제를 하고 지자체에서 급하게 수거하는 일이 발생했다.
의정부시는 쓰러진 차선분리대 등의 철거비용에 4000만원, 폐기물처리비용에 2000만원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의정부시는 5~6년 전부터 A사의 차선분리대를 사들여 9억원대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에는 대구시내 침산네거리 인근 도로에 설치된 차선분리대 200여m가, 중구에서 차선분리대 10여m가 각각 쓰러졌다. 당시 폭염 때문에 차선분리대 하단이 녹아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A사 제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업계와 지자체 등에서는 "하부 특정 부분만 칼로 자른 것처럼 절개됐다. 제품 자체의 문제점 여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제품은 2019년 국정감사장에서 불량 의혹으로 지적 받은 바 있다. 당시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재위 종합감사에서 "국토교통부 지침에 맞지 않는 불량 차선분리대가 버젓이 우수조달제품으로 전국에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 측은 "노후화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며 "과거 국감 때 지적은 경쟁업체의 투서로 인해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A사 관계자는 "최상의 원료를 사용해 만들었고 복원력과 탄성이 좋으며 2차 사고 방지에 훌륭하며 유지보수비가 거의 들지 않는 제품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폴리우레탄 재질이라 물과 열에 약하다. 파손된 하단 부분에 물이 차면서 점차 약해졌고 최근의 이상 기후를 견디지 못하고 넘어졌다"며 "이런 문제점은 2년 전부터 발견됐고 더 안전한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지자체에 통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