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엑스트레마두라(사진:unsplash)
[시티타임스=독일/유럽] 스페인의 한 소도시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세계 곳곳을 다니며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지원책을 들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한때 지역 사회에 유익한 존재로 여겨졌던 디지털 노마드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악화시키고 지역 주민을 내쫓는다는 비난을 받으며 유럽의 많은 지역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스페인의 작은 내륙 도시인 엑스트레마두라(Extremadura)는 디지털 노마드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포르투갈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엑스트레마두라는 스페인에서 방문객이 적은 지역이지만 야생 자연 보호구역과 동물군이 많은 산맥이 있으며 로마시대의 유적이 많은 곳 중 하나다.
이러한 엑스트레마두라는 이 지역으로 이주하는 디지털 노마드에게 최대 1만5,000유로(약 2천200만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엑스트레마두라는 스페인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지역 중 하나이며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다. 1인당 GDP는 스페인에서 가장 낮고 실업률은 17.6%로 전국 평균인 11.9%에 비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인구를 늘리고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엑스트레마두라는 200만 유로(약 29억 7,000만 원)를 배정해 200명의 원격 근무자와 디지털 노마드를 이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디지털 노마드는 재정 지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엑스트레마두라에서 저렴한 생활비를 누릴 수 있다.
생활비, 부동산 가격, 삶의 질 통계에 대한 클라우드 소스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인 눔비오(Numbeo)에 따르면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와 비교했을 때 엑스트레마두라의 작은 마을 바다호스(Badajoz)는 외식비를 비롯해 대중교통, 공과금 비용이 평균 30% 저렴하다.
또한 엑스트레마두라는 교통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광케이블과 모바일 서비스 범위가 전국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엑스트레마두라는 기술 업계의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인 원격 근무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단, 이번 프로그램에 지원을 희망하는 사람은 원격 근무를 유지하면서 최소 2년간 엑스트레마두라에 거주해야 한다.
스페인의 다른 지역에 거주하거나 해외에 사는 사람 모두 지난 6개월간 엑스트레마두라에 거주하지 않았다면 신청 가능하다.
외국 국적자도 신청할 수 있지만 스페인에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어야 하며, 녹색 EU 인증서 또는 비-EU TIE 카드에 있는 외국인 신원 번호(NIE)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비-EU 국적자도 스페인의 디지털 노마드 비자 제도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경우 신청할 수 있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소지하지 않은 사람은 익스트리마두라 제도를 신청하기 전에 먼저 비자를 신청한 뒤 스페인 당국의 승인을 받은 후 거주 서류를 발급받아야 한다.
30세 미만의 여성과 청년은 최소 2년 이상 체류할 경우 1만 유로(약 1,487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그 후 1년 더 체류 기간을 연장하면 5,000 유로(약 743만 원)를 더 받을 수 있다.
남성과 30세 이상은 2년 체류 시 8,000 유로(약 1,190만 원)를, 그 후 1년을 더 체류하면 4천 유로(약 595만 원)를 추가로 지급받게 된다.
신청이 시작되는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는 9월 중순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조금은 기금이 소진될 때까지 선착순으로 지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