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호주/뉴질랜드] 주택 부족을 겪는 호주가 최근 몇 년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주택용 ‘프리패브’ (미리 부품을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축 공법) 자재와 제품 수입을 늘려 나가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호주가 치솟는 주택 가격 문제로 어려움을 겪자 조립식 주택이 공급을 늘리기 위한 하나의 해결책으로 부상 중이다. 중국산 조립식 제품이 호주 시장을 거의 차지한 가운데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수출량도 많다. 전문가들은 호주 현지에서 생산되는 자재를 보완하기 위해 아시아 및 기타 지역에서 조립식 부품 수입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한다.
외부에서 제조한 모듈형, 독립형 부품을 전체 주택으로 조립하는 이런 프리패브에 대한 선호는 선거를 앞둔 호주에서 주택 부족이 국가적 문제로 부상하면서 나타났다. 호주부동산협회 임원인 매튜 칸델라스는 “호주가 직면한 국가적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고려해 더 많은 사람들이 조립식 주택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지난 5년 동안 호주에서는 중국으로부터 약 3억3천8백만 달러 상당의 조립식 주택 자재와 모듈을 수입했으며,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액은 각각 2천272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호주 조립식 주택 수입에서 중국 제품은 70%,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합쳐 3%를 나타냈다.
호주 정부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120만채의 신규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며 아시아로부터의 수입이 늘었다. 지난 5년간 호주 전국에 90만 채가 조금 넘는 주택이 건설됐다. 칸델라스는 호주가 지금 전환점에 도달해 의원들이 호주의 주택 가격 문제가 낮은 공급과 본질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 건축부 장관은 올해 초 조립식 및 모듈식 건축 기술 사용을 더 허용하기 위해 건축법 관련 규제들을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관련 협회인 ‘프리팹어스’ 창립 이사인 데미안 크로우는 중국, 베트남, 태국의 프리패브 자재 공급업체와 현지 건축업체로부터 협회 가입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의 민간 개발자와 기업가들도 중국과 베트남에서 자재를 조달하거나 프리패브 개발 벤처에 투자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시아에서 생산된 제품이 호주의 높은 주택 인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단점이라고 SCMP는 짚었다. 또 해외 수입 자재의 품질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호주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손상될 우려도 있다고 크로우 이사는 말했다.
호주-중국관계연구소의 경제학자 제임스 로렌슨은 조립식 주택이 양국 간 교역 증가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호주는 국내 주택 수요 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국만큼 품질과 가격이 좋은 조립식 자재를 공급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