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문제로 위협받는 것은 소규모 은행이라고들 생각하지만, 오히려 지금까지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곳은 대형 은행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피스와 아파트 단지, 기타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 하락은 모든 은행을 압박하는 요인이지만, 소형 은행들이 이 문제로 주가 하락 압박을 많이 받고 있다. KBW 지역은행지수는 올해 들어 약 12% 하락한 반면, 대형 대출기관의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9% 가까이 상승했다.
최근 무디스 분석에 따르면 지역 은행 및 소규모 은행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및 다가구 부동산 부채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상위 25개 대형 은행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비중이다. 하지만 대출도 다 같은 부동산 대출이 아니라고 WSJ는 짚었다.
신용카드 대출 등과 달리 부동산 대출은 모호하기 때문이다. 신축 건물인지, 노후 건물인지, 대출자가 주 임차인인지, 건물 임대 목적인지에 따라 부동산 대출은 제각각이다. 대출 성과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S&P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가 최근 1분기 자료를 집계한 수치에 따르면, 은행이 만기에 전액 상환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 연체, 또는 상환 불가능으로 표시된 대출 비율에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은행에서 제3자에게 임대할 목적으로 받은 부동산 대출이 문제다. 소유주가 점유하지 않고, 자산 규모가 1천억 달러가 넘는 은행이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경우, 1분기에 4.4% 이상이 연체 또는 상환 불가능한 채무였다. 이는 전 분기 대비 0.3%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자산 1천억 달러 미만의 은행과 그보다 규모가 큰 은행의 소유주가 점유하는 부동산에 대한 대출은 1분기 연체율이 모두 1% 미만이었다.
S&P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의 책임자 네이선 스토발에 따르면, 소유주가 점유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대출을 받은 사업체가 건전하고 상황 능력이 있으면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임대용 부동산은 금리에 훨씬 더 민감하다. 공실이 나거나 임대료의 상승과 하락에 따라 부동산 수입에 차이가 나면 만기 대출에 대한 재융자 비용을 내지 못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MSCI 리얼애셋의 3월 분석에 따르면, 작년 만기가 도래한 추적 대상 오피스 부채의 29%를 국립 은행이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는 20%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역 은행의 점유율은 지난해 16%, 올해 13%였다.
S&P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 수치에 따르면 자산 1천억 달러 이상 은행의 비소유주 점유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한 순상각률은 1분기 1.1%를 넘어 소규모 은행보다 약 1%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전 분기 대비해서는 1/4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소규모 부동산, 교외 부동산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면 그런 대출을 보유한 소규모 은행, 지역 은행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가 안정되고 금리가 장기적으로 더 높아지게 된다면 이런 소규모 은행에 유리할 수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