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독일/유럽] 최근 몇 년간 영국에서 저렴한 온라인 전용 부동산 중개업체가 급증하면서 주택 중개 시장에 변화를 일으켰다고 CNN비즈니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퍼플브릭스’라는 중개업체는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집을 팔아 보세요. 수수료는 없습니다”라고 광고한다. 10년 전 설립된 이 회사는 판매자에게 부동산 가치 평가와 목록을 무료로 제공한다.
대신 판매자는 기존 부동산 중개업체가 일반적으로 제공해주는 서비스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퍼플브릭스의 중개업자 중 한 명에게 매물 열람을 의뢰하면 1천142달러를, 전문가의 사진이 포함된 패키지의 경우 888달러를 청구한다.
그러나 이는 영국 주택 소유자가 평균 36만달러짜리 부동산에 대해 기존 중개업체에 3천616달러의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훨씬 저렴한 편이다. 이는 평균 중개 수수료인 1%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부동산 데이터 회사 트웬티싸이에 따르면 2023년 마지막 3개월 간 영국 전역에서 판매된 주택의 5.5%만 온라인 중개업체가 담당했다. 부동산 가격이 높은 매물일수록 온라인 에이전시 비율이 적은 편이다.
캠페인 단체 ‘홈오너 얼라이언스’ 최고경영자 폴라 히긴스는 퍼플브릭스 같은 온라인 중개업체의 확산이 영국 부동산 중개 시장을 변화시켜 “훨씬 더 경쟁적이고 투명하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의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주택 판매업자들이 수수료율을 부풀려 지불하도록 강요했다고 소비자 단체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 해결을 위해 4억 1천800만 달러를 합의금으로 지불할 것이라고 지난 주 발표했다.
또 NAR은 주택 판매자가 자신의 중개인과 구매자의 중개인 모두에게 각각 3%씩 총 6%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현재의 방식 대신 새로운 규칙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정액 수수료나 할인 중개 등 부동산 중개의 대안적 모델이 늘어나 수수료도 전반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에서 정액 수수료만 부과하던 신생 온라인 중개업체들은 2010년대 초 높은 기대를 모았지만 그만큼 사업적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트웬티싸이에 따르면 이런 회사들은 2019년 마지막 분기 8.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업체들이 수수료를 인하하고 서비스를 개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최근 몇 년 동안 영국의 여러 온라인 중개업체가 파산했다. 퍼플브릭스는 구조조정 끝에 경쟁사인 스트라이크에 인수됐다. 두 회사의 CEO인 샘 미첼은 CNN에 퍼플브릭스에서 주택을 매각하려는 사람들 중 60%가 유료 서비스 비용을 낸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모기지 중개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부동산 중개업체 eXp에서 영국 사업을 맡고 있는 아담 데이는 “저렴한 수수료 모델은 성공하지 못했다”며 “이런 사업으로 부동산 중개업체를 운영하며 수익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히긴스는 온라인 중개업체 사업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 것에 대해 최저 수수료를 지불하려는 사람은 직접 발품을 팔아 부동산을 매각하는 편을 택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까다로운 부동산 시장에서 판매를 완료해 내는 기존 중개업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프로퍼티마크’의 CEO인 네이선 에머슨은 설명했다. 반면 온라인 중개업체는 최종 판매 여부과 관계 없이 일정 수수료만 받고 매물 목록에 올려줄 뿐이라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