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용 감속기 SCSF Unit 시리즈. 이미지=홍보영상 갈무리
로봇용 정밀감속기 전문기업 에스비비테크(대표이사 류재완)가 10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착수한다. 에스비비테크는 세라믹볼, 반도체 및 LCD분야에 주로 사용되는 특수환경용 베어링볼을 국산화한 데 이어 국내 순수기술로 기술장벽이 높은 로봇용 하모닉 감속기를 개발한 회사다. 이번 상장을 발판으로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정밀 감속기 시장 전반으로 사업확대를 꾀할 예정이다.
향후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하모닉 감속기는 로봇을 위시한 자동화 공정의 필수부품이다. 로봇산업은 국가별 육성정책을 통해 지원을 받고 있고, 주요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찜해 향후 고성장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올해 소부장업체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IPO시장에서 로봇 섹터에 대한 선호가 있는 상황이어서 에스비비테크가 공모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에스비비테크는 전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내달 15-16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후 22~23일 양일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고 있으며, 상장예정 시기는 10월이다.
총 공모주식 수는 180만주다. 이 중 66.67%인 120만주는 신주모집하고 나머지는 구주 매출한다. 구주 60만주는 2대주주인 어센트프라이빗에쿼티(ACPC PE)가 처분하는 것이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현재 최대주주인 코스닥 상장사 케이피에프와 2대주주의 지분율 차이가 4.3%에 불과한데, 구주 처분을 통해 공모 후 지분율 기준으로 13.5%까지 차이를 벌릴 수 있어 경영 안정성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케이피에프와 ACPC PE는 지난 2018년 에스비비테크를 인수하기 위해 손을 잡은 바 있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100~1만2400원이다. 이에 따른 공모규모는 182억~223억원이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600억~737억원이다. 에스비비테크는 재무성과가 아직 안정화 단계에 이르지 않은 만큼 상장트랙은 소부장 기술특례 방식을 선택했다. 지난해 10월 나이스디앤비에서 기술성평가 A등급을 받아 요건을 충족했다.
에스비비테크 사명의 BB는 ‘Ball & Bearing’을 뜻한다. 1993년 설립 후 볼펜에 들어가는 세라믹 볼과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초박형 베어링 등을 국산화 기술로 제작하기 시작했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 구동의 핵심 부품인 하모닉 감속기의 개발과 양산까지 성공했다. 우리 정부가 소부장 국산화와 로봇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 부친 가운데 지난 2019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에스비비테크에 직접 방문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모닉 감속기는 치형 설계나 가공 능력 등에서 고정밀성을 요구해 기술장벽이 높은 분야다. 많은 회사들이 개발에 도전했지만 제품화에 실패했다. 일본의 HDS를 필두로 소수의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다.
현재 하모닉 감속기는 대부분 일본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인데, 에스비비테크는 국내 최초로 하모닉 감속기를 양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로봇 부품 중 수입액이 가장 큰 분야가 감속기다. 에스비비테크는 아직 인지도는 낮지만 경쟁사와 동등한 성능을 지니고 있고, 납기와 가격면에서도 큰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방위산업, 다관절 로봇, 의료기기 분야 등에 적용되고 있으며,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당사는 베어링 전문회사로 출발해 하모닉 감속기의 제작 설계에 필요한 초박형 베어링 부품과 초소형 크기의 정밀 가공, 내마모 열처리 기술, 자체 개발한 알파 치형 등 전 공정에 필요한 핵심 원천기술을 내재화하고 있고, 고객의 커스터마이징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밀 감속기 분야에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베어링 등 핵심부품 설계 및 제조 기술과 감속기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기술인 치형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RV 감속기 및 스마트 엑츄에이터 등으로 사업의 보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 68억원을 기록한 에스비비테크는 오는 2024년 430억원을 목표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