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 회사 한주금속이 설립 35년여만에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이 회사는 독자개발한 알루미늄 주조 기술을 바탕으로 엔진 핵심부품과 알루미늄 휠을 주로 생산해 오다가 최근 경량화 및 전기차 부품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IPO는 지난 2020년 명신산업의 공모 흥행을 이끌었던 현대차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상장주관 업무를 맡았다. 전기차 및 차량 경량화 모멘텀을 발판삼아 다시한번 흥행을 재현할 지 관심이 쏠린다.
2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주금속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번에 65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상장예정 주식 수의 약 34% 수준으로 공모비중이 다소 높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예비심사 청구부터 상장까지는 4개월여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상장도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한주금속은 과거 명신산업의 IPO와 엮어서 보는 시각이 많다. 자동차 연비개선, 전기차 주행거리 확대 등을 위해서는 차량 경량화가 필수적인데, 알루미늄 주조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한주금속은 명신산업처럼 차량 경량화 및 전기차 부품 테마에 속해 있다. 여기에 상장 주관사도 동일하다.
현대차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0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전기차부품 기업 명신산업의 공모를 주관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명신산업은 차량 경량화에 효율적인 핫스탬핑 공법을 바탕으로 테슬라의 전기차에 자동차 부품 공급을 확대한다는 점을 당시 투자 포인트로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투심을 잡으면서 하이브(당시 빅히트)를 제치고 당시 코스피 IPO 사상 수요예측 경쟁률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명신산업의 수요예측에는 아시아 국부펀드 등이 참여했는데, 미래에셋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명신산업 이후 IPO주관 업무가 한 건도 없었는데, 이번에 한주금속의 주관사 자리를 꿰찼다.
한주금속은 1987년 설립된 자동차부품 회사다. 현대기아차에 엔진부품을 공급하는 한국경금속주식회사로 출발했다가 1996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본사와 공장은 울산 온산읍에 있다. 회사는 1990년 국내 최초로 DOHC 엔진 흡기다기관(Intake Manifold)의 국산화를 이뤄내면서 알루미늄 주조주물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어 1996년 르노와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알루미늄 휠 제품을 본격적으로 공급했다. 이후 품목다변화를 이뤄 현재 엔진부품, 알루미늄 휠 외에도 경량화 부품인 너클/캐리어, 포드 8F, 하이브리드 디스크, 전기차 부품인 모터하우징, 배터리케이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주금속은 전자교반 고압주조기술, 이종소재 접합주조기술, 대형 저압주조기술, 대형 중공저압주조기술 등 다양한 주조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핵심으로 꼽히는 전자교반 고압주조 기술은 용융된 알루미늄을 금형 구석구석에 충진되도록 전자기를 이용해 교반하는 것으로, 차량 경량화 및 연비개선에 크게 기여하는 부품을 제조할 수 있다. 전기차 부품에도 회사의 다양한 주조기술이 녹아 있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전기차에 적용하기 위해 모터하우징, 배티리 케이스 등을 확장하고 있다. 모두 글로벌 기업에 공급하고 있는데, 모터하우징은 복잡한 중자 설계 기술 및 주조 기술을 활용해 제조하고 있고, 차량에 조립할 때 높은 내구성이 요구되는 배터리케이스는 높은 알루미늄 저압주조 기술을 활용하여, 대형 배터리 케이스를 일체형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 업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 2012년 한주금속에 투자한 서한산업 등을 통해 현대차에 대한 공급을 지속하고 있으며, 르노의 경우 1996년부터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 닛산, GM, 포드 등 다수의 글로벌 회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대주주는 25%의 지분을 확보한 유진에버베스트턴어라운드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전문회사다. 정삼순 대표이사 회장과 이용진 사장은 각각 8.63%, 16.32%를 가지고 있다. 실적은 지난해 매출액 1890억원에 영업이익 71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대비 13.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6.9% 줄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