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이경주 기자] 2024년 마지막 대어 엠앤씨솔루션(Mnc솔루션)이 기관수요예측에서 올 최하위 경쟁률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도 상장을 강행하기로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최대주주인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이하 웰투시인베)의 자금회수(엑시트) 수준에 주목한다. 공모가와 공모액을 대폭 줄였음에도 웰투시인베는 4000억원대 평가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초 희망밴드를 상당히 비싼 가격으로 제시한 덕이다.
김병근 MNC솔루션 대표이사(사진:홈페이지)
◇ 경쟁률 올 최하위, 기관 80% 희망밴드 거부
엠앤씨솔루션은 4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이달 2일까지 진행한 기관수요예측 결과를 공개했다. 공모주식은 총 300만주였고 공모가 희망밴드 8만~9만3300원, 공모액은 2400억~2799억원인 빅딜이었다. 희망 공모밸류는 7560억~8816억원이었다
결과는 처참한 수준이었다. 기관배정 물량은 전체 공모주의 55%인 132만주였는데, 불과 198개 기관이 1080만3000주만 신청했다. 경쟁률이 8.18대 1로 올 최하위였다. 직전 최하위는 9월에 수요예측을 한 루미르로 13.1대 1을 기록했다.
올 연말 시장이 급격히 침체됐지만 비슷한 시기 수요예측을 한 다른 딜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지난달 말 수요예측을 한 벡트가 경쟁률 963대1을 기록했다. 엠앤씨솔루션에 기관들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셈이다.
질적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희망밴드 하단 미만 구간에 신청한 기관이 157곳으로 전체(198곳)의 79.3%나 됐다. 희망밴드를 기관 대다수가 인정하지 않았다. 물량기준으론 하단 미만 구간 비중은 39.4%다. 수요예측 참여가 저조했던 만큼 의무보유확약 역시 전무했다.
기존 발행사들은 통상 이 정도 결과를 받으면 철회를 택했다. 자금을 필요한 만큼 조달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거나, 평판 악화로 상장 후 주가하락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평가 받은 공모주 가치가 상장 후 더 훼손될 수 있다.
반면 엠앤씨솔루션은 공모가와 공모액을 낮춰서라도 상장하는 방안을 택했다. 공모주식수는 직전 300만주에서 240만주로, 공모가는 희망밴드 하단(8만원)보다도 18.7% 저렴한 6만5000원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공모액도 최종 1560억원으로, 상장밸류는 5950억원으로 확정됐다.
◇ 웰투시인베 공모가 낮춰도 평가차익 4000억
업계에선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운용사(PEF) 웰투시인베인 것에서 배경을 찾는다. 웰투시인베는 2020년 엠앤씨솔루션의 전신인 모트롤 지분 100%를 2020년 12월 4530억원에 인수했었다. PEF는 자금회수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다. 그리고 공모가를 낮췄음에도 수천억원의 평가차익 달성이 가능했다. 애초 희망밴드를 비싸게 제시한 덕이다.
웰투시인베는 모트롤 투자원금(4530억원)의 65%를 회수한 상황에서 엠앤씨솔루션 IPO를 추진했다. 모트롤 방산 부문을 2023년 12월에 인적분할시켜 신규설립한 뒤 사명을 엠앤씨솔루션으로 바꿨다. 더불어 존속회사인 모트롤(유압기기 부문) 지분 100%를 올 10월 두산그룹 계열사 두산밥캣에 2421억원에 매각했다. 웰투시인베는 엠앤씨솔루션으로부터 최근 3년간 배당금도 520억원어치 받았다.
이에 회수 못한 원금이 1589억원에 그친다. 그리고 엠앤씨솔루션 공모밸류를 최대 8816억원으로 제시했다. 원금을 제한 평가차익이 약 7000억원대에 달하는 구조였다. 최초 밸류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공모가를 낮춰도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었다. 최종 밸류(5950억원) 기준으론 평가차익이 4361억원이다.
물론 지분 100%를 모두 매각했을 때 실현할 수 있는 차익이다. 이번 공모로 엠앤씨솔루션이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은 구주매출(비중 50%)분인 780억원이다. 남은 투자원금(1589억원)의 절반가량을 또 회수하게 됐다. 상장 후 잔여지분율은 약 6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