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업공개(IPO) 대어 엠앤씨솔루션(Mnc솔루션)이 기관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선 예견했던 결과다. 시장이 급격히 침체된 와중에 비싼 가격을 주장했다. 연간 순이익이 300억원에도 못미치는데 공모 밸류(기업가치)는 최대 8800억원대로 제시했다.
엠앤씨솔루션 ISU 유기압현수장치가 적용된 궤도형 장갑차 레드백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엠앤씨솔루션은 전일(2일)까지 진행한 기간수요예측을 취합한 결과 희망밴드 내에선 원하는 공모액(북)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단가 미만으로 범위를 넓혀야 북이 채워진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8만~9만3300원, 공모액은 2400억~2799억원이었다.
한 기관투자자는 “국내 기관들은 희망밴드 내로 청약한 곳은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라며 “수요예측 막판에 해외기관이 들어오면서 밴드 하단 미만 가격으론 북을 채웠다는 이야기가 기관들 사이에 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관도 “하단(8만원)보다 크게 낮은 5만~6만원대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모액을 줄여서 하단미만 가격에 상장을 강행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엠앤씨솔루션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하단가 미만으로 북이 채워진 것이냐고 회사 측에 질의했지만 답변을 하지 않았다. 확정 공모가나 상장 강행 여부는 오는 4일 공시(정정 증권신고서)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엠앤씨솔루션은 빅딜이 무리한 가격을 주장하고 있다는 평판이 주를 이뤘었다. 평가밸류가 1조906억원이고 공모밸류는 7560억원~8816억원으로 제시했다. 올 3분기기준 최근 12개월(LTM, Last Twelve Months)이 221억원에 불과함을 감안하면 상당한 고평가다. 구주매출 비중이 50%(1200억~1400억원)에 달하는 약점도 있었다.
증권신고서 제출 후 핵심 피어그룹 주가가 급락한 것도 딜의 매력을 반감시켰다. 밸류에이션에 활용한 주요 경쟁사는 LIG넥스원인데 올 10월 한 달 정도 기간을 취합한 기준주가가 24만3000원이었는데 금일(12월 3일) 종가는 20만3500원으로 기준주가 대비 무려 16.2% 하락했다. 그런데 엠앤씨솔루션은 이 같은 변화를 증권신고서에 수정 반영하지 않고 수요예측을 강행했었다.
엠앤씨솔루션은 공모를 강행한다 해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우리사주조합 배정액이 상당하다. 우리사주조합엔 공모액의 20%인 480억~559억원을 우선 배정했다. 정규직 직원수(287명) 기준으로 인당 1억6700만~1억9500만원 정도를 청약해야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다.
앞서 또 다른 대어 케이뱅크도 수요예측 저조로 공모를 철회했는데 1600억~1900억원 규모의 우리사조조합 배정분을 직원들이 외면한 영향도 컸다. 엠앤씨솔루션 우리사주조합 청약일은 오는 5일이다. 일반투자자 청약일은 5~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