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제기한 ‘김건희 여사 사진 조명 의혹’이 사실인 것 같다며 “나도 고발하라”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진짜 고발을 당했다.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27일 오후 서울경찰청에 이재명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했다. 이종배 시의원은 앞서 지난 24일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의 종착지로 지목되는 송영길 전 대표도 검찰에 고발했다.
김건희 여사 사진 조명 의혹은 지난해 11월 불거졌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중이었는데, 김건희 여사는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신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는 프놈펜의 14세 환아의 집을 비공개로 방문했다.
이때 환아를 안고 촬영한 사진이 조명까지 동원한 콘셉트 사진이었다고 장경태 의원은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 사진을 두고 ‘빈곤 포르노’라는 원색적인 용어까지 써가며 흠집을 내려 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통령실은 지난해 11월 22일 장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이 특정인을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선 첫 번째 사례였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를 찾은 김건희 여사. 사진출처=대통령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4일 “조명은 설치되지 않았다”며 “장경태 최고위원을 지난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했다. “당시 촬영 사진과 영상, 전문가 감정 결과와 다수 관련자의 진술로 보아 촬영을 위한 조명은 설치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장경태 의원이 발끈했다. 장 의원은 지난 26일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관련 영상까지 틀며 “이처럼 그림자가 아른거려도 대통령실은 ‘조명이 없었다’며 나를 고소했다”면서 “‘답정너’ 조사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는 “장경태 최고위원이 마땅히 해야 할 문제제기를 했다고 해서 고발당한 것도 기막힌 일이지만, 경찰의 엉터리 수사로 기소 의견 송치됐다는 게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고 거들었다. 이 대표는 “육안으로 봐도,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조명을 사용한 게 맞는 것 같다”며 “나도 보니까 조명 같은데 나도 고발하길 바란다. 조명 쓴 것 같다”고 했다.
이종배 시의원은 “경찰 수사 결과 조명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이재명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조명이 설치됐다고 주장한 것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에 해당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