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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인터뷰] (1) 신진호 대표 "3월 이후 상승장 끝나…3분기 중 조정 주의"

입력: 2020- 07- 29- 오후 06:09
© Reuters.  [고수 인터뷰] (1) 신진호 대표 "3월 이후 상승장 끝나…3분기 중 조정 주의"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

한국 증시가 원점으로 복귀했다. 지난 28일 코스피지수 종가는 2256.99. 연중 고점인 1월 22일(2267.25)과의 차이는 0.45%에 불과하다. 올 들어 주식투자에 입문한 ‘동학개미’ 사이에서는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라는 말이 나온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증시가 급락하자 투자를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급락한 시장의 회복에 힘입어 수익을 올렸다면, 앞으로는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고 종목을 정확하게 선별하는 실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투자자들이 직면한 어려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한국경제신문은 ‘여의도 고수’ 10명과 인터뷰했다. 그 중 첫째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신진호 대표(사진)다. 신 대표는 독립운용사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주식부문을 이끌고 있다. 동시에 현역 펀드매니저로서 1039억원 규모의 ‘마이다스책임투자’ 펀드와 국민연금 자금 약 2조원어치를 운용하고 있다.

신 대표는 증권가에서 펀드매니저와 주식운용 공동대표라는 두 역할 모두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그가 이끄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국내주식형 펀드들은 지난 1년 동안 19.64%의 수익을 올려 설정액 1000억원 이상의 공모 국내주식형 펀드 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3년 수익률(24.13%) 역시 1위다. 신 대표가 직접 운용하는 마이다스책임투자는 올들어 18.73%의 수익으로 국내 40개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가운데 1위를 자랑한다. 그런 그에게 하반기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과 투자전략을 물었다.

▶ 시장의 흐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3월 중순 놀라운 상승장이 이어졌습니다. 코스피는 2200을 탈환해 연초수준을 회복했지만, 이후 박스권 장세에 갇힌 모습입니다. 상승장이 일단락 됐다고 봐도 될까요?

▷그렇습니다. 미국시장을 보면 이들 역시 경제활동 재개와 함께 증시의 'V자' 반등이 완성됐습니다. 이제는 시장이 횡보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경제지표들도 그 동안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의 전월대비 증가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를 주목해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들의 필수재인 컴퓨터 운영체계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공급하기 때문에 이들의 실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세계 기업들의 영업활동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분기 실적을 보면 이들이 서버용 반도체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월 이후 전세계, 특히 한국 증시를 이끌어온 '언택트(비대면) 혁명'에 대한 기대와 달리 기업들이 클라우드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죠. 그 밖에도 국내 증시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융자잔고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여러 지표들이 단기 조정 우려를 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코로나19는 분명 현대 사회를 바꿀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를 고려하면 신기술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추가적인 상승을 이어갈 여지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3분기에는 잠시 조정이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입니다.

▶ 코스피지수를 감싼 이 박스권이 깨진다고 하면, 그 계기는 무엇이 될까요?

▷ 결국 증시를 둘러싼 이 모든 불확실성은 코로나19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증시가 완전히 불확실성을 벗어나는 계기 역시 코로나19에서 올 것입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거나, 최소한 북반구가 다시 겨울로 접어들어 코로나19 혹은 비슷한 팬데믹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야 비로소 증시는 상승 동력을 찾게 될 것입니다.

한국 증시에 국한지어서 얘기하자면, 국내증시에서 가장 확실한 신호는 상반기동안 매도 일변도였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매수세로 돌아설 때가 박스권의 돌파 시점입니다. 시기는 4분기가 될것으로 예상합니다.

▶ 외국인투자자는 이미 이달들어 삼성전자를 2조3606억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이를 매수세 전환의 신호로 보기는 어려운건가요?

▷아직은 이르다고 봅니다. 외국인 매수세의 흐름을 보면, 이달들어 삼성전자를 매수한 외국인 자금은 대부분 삼성전자의 가격매력을 주목한 액티브 펀드가 주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주가급락을 불러왔고, 실제로 매도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패시브 자금은 아직 매수세를 확대하지 않고 있죠. 침착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습니다.

▶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LG화학,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BBIG’로 대표되는 코로나19시대 주도주들이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일시 조정으로 봐야할까요? 아니면 하락사이클로의 전환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도 시장 전망과 비슷합니다. 과거와 달리 시장의 주체로 부각된 동학개미들은 대단히 똑똑한 투자자들입니다. 이들은 무분별하게 "저 기업이 좋다더라"는 말에 몰려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개별 종목별로 실적을 짚어가며 접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BBIG는 3달의 상승장을 거치며 앞으로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주가에 대거 반영했습니다. 많이 오른 현 시점에서는 한두달 에너지 충전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처럼 조정이후 4분기 중 재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7개 기업들 모두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들인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야말로 모든 업종을 흡수하겠다는 기세입니다. 이들은 이미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했고, 다양한 업종의 계열사들끼리 사용자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기존 산업을 잡아먹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금융, 제조업, 유통업 등 각 산업의 대표 기업보다 해당 분야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다른 어떤 업종이나 종목보다도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올해 시장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거듭된 급등과 급락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글로벌 주식시장이 다시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 없다고 봅니다. 돈이 풀렸다는 얘기는 이제 식상하겠지만 유동성 없이는 올해 증시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글로벌 시장에 풀린 유동성의 양을 보면, 적어도 올해안에 급락을 막아줄 정도로는 충분해 보입니다.

제가 꾸준히 3분기말 조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이는 코로나19나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아닙니다. 차익실현 떄문입니다. 증시가 6개월 동안 상승한 상태라면, 전세계 주요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나설 것입니다. 그 시점이 9월이기 때문에 3분기말 조정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 인터넷, 바이오, 배터리, 게임 등 주도주를 제외하고 현재시점에서 가장 주목할 업종은 어디일까요?

▷ 대형주 가운데서는 자동차 업종, 특히 현대자동차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을 보니 코로나19가 정말 아쉽습니다. 글로벌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년대비 20%, 내수 ASP가 11% 상승했는데, 자동차 판매량 자체가 줄다보니 영업이익은 감소했습니다. 판매량이 전년수준만 유지됐다면 놀라운 수준의 실적 회복이 가능했는데 정말 아쉽다고 밖에 할 수 없니다. 그래도 2분기에 보여준 모습은 해외 매출이 회복되는 하반기에 더욱더 기대감을 높여줄만한 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규모가 작은 업종에서는 빅데이터 수혜주를 주목합니다. 그동안 수소경제 등 그린뉴딜 관련주는 많이 올랐는데 데이터뉴딜 관련주는 많이 못 올랐습니다. 재무상태가 견고한 ’알짜’ 빅데이터 관련주, 또는 데이터3법 관련주들이 국내에 다수 포진해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옥석을 가려 투자하면 높은 수익률이 예상됩니다.

그 외에 하나의 산업으로 분류되지 않는 개별종목 중에도 보안주, B2B플랫폼, 데이터센터 증가 수혜주 등은 꾸준히 지켜볼 만 해 보입니다.

▶ 결국 주식투자는 타이밍 싸움인데, 투자자들이 앞으로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포착하기 위해 가장 주목해야 하는 지표나 이벤트는 무엇이 있을까요?

▷ 짧게는 테슬라 주가를, 길게는 미국 시장금리의 변동을 지켜봐야 합니다. 테슬라는 올들어 그야말로 전세계 성장주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요, 9월 중으로 테슬라 주가에 변곡점이 될 만한 이벤트가 두가지 있습니다. 첫번째는 9월 15일 배터리데이 행사입니다. 여기서 테슬라가 어떤 숫자와 계획을 발표하는지에 따라 전세계 성장주, 특히 국내 전기차 및 2차전지 관련주의 주가가 춤출 것입니다.

9월 18일에는 테슬라의 S&P500지수 편입 여부가 결정됩니다. 만약 이 지수에 편입된다면 막대한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추가 상승이 가능해집니다. 반대로 지수 편입에 실패한다면, 성공에 베팅한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주가의 강한 조정이 예상됩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시장금리를 봐야합니다. 미국 정부는 결국 지금 시장에 공급한 이 막대한 유동성을 언젠가는 거둬들여야합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조정할 수 있고, 아니면 다른 정책적 수단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어떤 형태든 내년에는 미 중앙은행의 자산 정상화 과정이 펼쳐질텐데요, 이때 증시의 타격은 상당 부분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은 올해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대선의 결과에 따라 대선이후 금리정책등이 예상에서 벗어난 것이 나온다면 성장주의 버블이 터질 수 있는 강력한 이벤트로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역시 코로나인데 평범한 예상과 달리 내년에도 연중 지속된다면 재정이 취약한 나라의 경우 재정위기로 번질 가능성도 열어놓아야 할 것같습니다.

▶성장주가 국내외 증시에 거의 10년 가까이 독주를 이어가면서 가치주의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이런 명제에 대해 대표님은 동의하시는 편입니까?

▷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마이다스에셋운용은 분명 지금의 기준으로는 성장주를 선호하는 운용사가 맞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자산군의 투자수익률이 항상 더 좋을 것으로 착각합니다. 그렇기에 성장주가 최근 몇년간 이어온 랠리를 보며 성장주만이 높은 수익을 올렸기에 이게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언제나 반복됩니다. 과거의 역사가 그래왔고,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습니다. 결국 성장주는 언젠가 하락사이클에 접어들 것입니다. 가치주는 그때 화려한 부활을 보여주겠죠. 현명한 투자자라면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과 반복되는 과거의 흐름을 공부하고 신경쓸 필요가 있습니다.

▶동학개미들이 대표님의 평가대로 스마트해지면서 국내주식은 물론, 미국과 중국의 해외주식까지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 시점에서 해외주식에 투자한다면 미국과 중국 어디가 더 유망할까요?

▷마이다스에셋운용에는 미국에 투자하는 매니저와 중국에 투자하는 매니저가 모두 존재해서 한쪽에게 대단히 미안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투자한다면 저는 중국에 투자할 것 같습니다. 경제가 흔들리는 시기에는 선진시장, 즉 미국에 투자해야한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분명 합리적이고, 동의하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그저 신흥국 시장이라는 이유로 외면하기에는 중국이라는 국가가 가진 투자매력이 무척 큽니다.

일단 중국은 강대국중 성장률이 가장 높습니다. 2분기에도 3.2%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이전부터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을 계기로 꾸준히 내수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전세계 무역이 위축되면서 글로벌 증시는 국가별 내수시장 규모에 따라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앞으로도 이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고요. 그렇다면 다른 국가들보다 준비된 중국의 투자매력이 돋보인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반면에 미국은 대선결과가 너무나 큰 리스크입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트럼프 정권이 낮춘 법인세율을 다시 올릴 것이 자명합니다. 그렇다면 미국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최소 2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당선 초기를 돌아보면, 전세계 증시는 미국만 상승하고, 다른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약세를 보였는데요. 바이든이 당선되면 그 반대로 흐를 가능성도 높아보입니다. 저는 주식투자에서 고려해야할 중요한 포인트의 하나는 현재의 투자매력과 미래의 투자매력을 비교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기준에서는 미국보다 중국이 매력적입니다.

▶ 자산배분도 투자자들의 화두 중 하나인데요. 지금은 주식비중을 늘려야 할 때인가요 줄여야 할 때인가요?

▷ 3분기 중 지수가 박스권을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고 예상했지만, 시장 전체가 아닌 종목별로 접근할 때 지금처럼 짧은 시기에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시기도 드물다고 봅니다. 개별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커졌고, 실적도 제각각인 모습입니다. 이럴때는 열심히 공부해서 현명하게 종목을 고른다면 충분히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투자자나 펀드에 투자하는 간접 투자자 모두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려도 좋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 그렇다면 대표님이 한 개인투자자를 위해 1억원으로 포트폴리오를 짠다면 어떻게 배분하겠습니까?

▷ 정말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는 주식 60%에 금 20%, 현금성 자산 20%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갈 것을 추천합니다.

▶ 주식 매니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주식자산의 비중이 낮네요.

▷ 저는 주식매니저지만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입니다. 오히려 작년에 제게 이 질문을 했으면 제가 추천하는 주식비중은 아마 50%를 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만큼 지금의 주식시장이 기회가 많은,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증거입니다. 반대로 만약 저처럼 보수적인 투자자조차 이런 질문에 주식 80%~90%를 권고한다면, 그때는 반대로 증시의 고점으로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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