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1월24일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다자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공식 탈퇴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높아지는 반면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간의 유대관계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 3일째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대선공약이기도 했던 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이는 미국 노동자를 위한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TPP가 미국 제조업에 타격을 줬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재계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던 이 협약은 오바마 전 행정부가 추진했지만 의회에서 승인을 받지는 못했다. TPP는 오바마 전 행정부가 아태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용하던 아태지역 회귀정책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경제적 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기간 중 TPP 철폐 및 미국 우방국들의 안보관련 지출 확대를 요구하면서 일본을 포함한 아태지역 내 우방국들의 우려를 촉발시켰다.
워싱턴 싱크탱크 내셔널인터레스트 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국방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동맹국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대안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안으로는 다수의 양자 무역협상이 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립할 새로운 아시아 전략에 핵심 역할을 할 일본, 대만, 베트남을 우선 접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10여명의 미국 제조업체 대표들을 만나 규제완화와 법인세 삭감을 약속하고, 자신이 부당하다고 느낀 무역협정들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 공장을 다시 미국으로 되돌아오게 만들겠다고 여러 차례 공약해왔다. 그는 이 공약이 지난 11월 8일 대선에서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해외에서 아웃소싱해서 생산하는 기업들 중 제조기반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의 이름을 거명하기도 했다. 그는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기로 결정한 기업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제품이 미국으로 다시 수입된다면 매우 높은 국경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다우케미컬의 앤드류 리버리스(Andrew Liveris) 대표는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포드, 델 테크놀러지, 테슬라 등을 포함한 기업 대표들에게 앞으로 30일 내에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제안을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리버리스 대표는 주요 기업들의 CEO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국경세와 관련해 토론을 했고 이로 인해 도움을 받거나 또는 타격을 받는 산업분야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대통령은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어떤 정책도 취하지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를 보다 경쟁력 있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 중 적어도 기자들이 지켜본 동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세와 관련해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날 미국 달러화는 다른 세계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7주 최저치로 하락했고 전 세계 주식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경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기업들이 미국 근로자들을 해고하고 다른 나라에 공장을 건설해서 만든 상품이 미국으로 수월하게 수입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에 참석한 CEO들에게 법인세율을 현재의 35% 수준에서 15~20% 범위로 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국 의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 대표들이 자신에게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 대표들에게 "규제를 지금의 75% 이상 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편집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