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이 장기전으로 갈 우려가 커지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류가 변하기 시작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4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 연설에서 “글로벌 무역전쟁이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알 수 없으며 경기 확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기준금리 인하 등 시장친화적 통화정책 시행 가능성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쪽에서 2019년 3월 올해는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바뀌었다. 4월과 5월에는 저물가 현상이 ‘일시적’이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했다. 그러다 6월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또다시 입장을 바꾼 것이다.
현재 미국 경제는 당장 금리를 인하할 상황은 아니다. 리처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이 주장하고 있는 경기 침체에 앞선 예방적 조치로서의 금리 인하를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1995년과 1998년 단행한 보험용 인하(insurance cuts)와 같은 성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금리 인하는 기업이나 가계의 조달비용을 낮추는 것인 만큼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미국 금리 인하는 신흥국 시장으로 캐리 트레이드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어 매우 긍정적이다. 결국 파월의 시각 변화가 하락하던 미국 주식시장을 강하게 돌려놓은 구원투수가 됐다.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Fed 워치에 따르면 이르면 7월, 늦어도 9월에는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올해 두 번 금리를 인하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미국 내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 충격에도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조짐과 6월 반도체 수출 악화를 의식하고 지난 12일 한은 창립 기념식에서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건설, 증권, 정보기술(IT)업종이 유리했다. 국내 시장으로 새로운 자금이 유입된다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낙폭 과대주와 현재 주도 업종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관심 종목은 케이엠더블유, 신흥에스이씨, 피에스케이, 메리츠종금증권, GS건설, 삼일제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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