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10월06일 (로이터/브레이킹뷰즈) - 거침없는 행동으로 유명한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아시아 기업들에게 경고하고 나섰다.
엘리엇 같은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주주가치 극대화'와 '공정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행동주의 정착을 위해서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왔다.
이제 엘리엇은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의 급진적인 구조조정을 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요구는 가장 강력한 목표물을 공격하는 헤지펀드로서 엘리엇의 평판을 더욱 공고하게 해줄 것이다.
아시아에서 행동주의는 외로운 일이다. 엘리엇은 행동주의를 주도하는 몇 안 되는 곳들 중 한 곳이다. 지난 10년 동안 아시아에서 활동해온 엘리엇은 공개적으로 목표물을 때리는 전략과 막후에서 힘을 과시하는 전략을 혼합해서 써왔다.
2009년에는 홍콩 재벌 리처드 리(Richard Li)의 PCCW 인수를 막았다. 또한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지원을 받은 부동산 개발업체인 캐피타랜드(CapitaLand)가 2014년 핵심 사업부의 소수 지분을 인수하려고 했을 때 캐피타랜드로부터 더 높은 인수가를 받아냈다. 보다 최근 들어서는 창립자 가족의 지배력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게 주식을 매각하려던 홍콩 은행인 동아시아은행과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에도 삼성이 승리할 수 있을지 모른다. 작년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둘러싸고 삼성과 벌인 싸움에서 패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엘리엇은 주주 배당을 높이고 삼성가에는 기업 통제력을 높일 수 있는, 한 마디로 모든 사람들에게 유리한 제안을 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자회사인 블레이크 캐피털(Blake Capital)과 포터 캐피털(Potter Capital)은 전날 삼성전자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삼성전자의 분사와 주주에 대한 특별배당 등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 미국의 나스닥에 각각 상장해 기업가치가 높이고 주주들을 위한 30조원 규모의 특별배당 등을 하라는 것이 요지이다.
아시아 기관투자자들은 공개적인 발언을 자제하는 것으로 악명 높다. 최근 CLSA와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sia Corporate Governance Association)는 아시아 각국의 기업지배구조를 분석한 기업지배구조 감시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에게 더 자기 목소리를 내줄 것을 요구했다. 투자자들이 활동하지 않으면 행동주자들이 더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아시아 투자자들은 엘리엇이 보여준 끈기로부터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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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원문 (이진원 기자)